2차 종합 특별검사팀(권창영 특별검사)이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군형법상 반란죄를 불기소 처분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반란죄를 별도로 적용해야 한다는 법조계 반론이 나오고 있다. 계엄군이 정상적인 군 지휘통수체계를 이탈·무력화했다면 내란죄와 구별되는 법익 침해로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종합특검은 윤 전 대통령 등의 반란 혐의를 수사했지만 최종적으로 기소하지 않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다. 내란 혐의와 보호법익이 중첩되는 데다 기존 대법원 판례상 반란죄 성립도 어렵다는 판단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비상계엄 관련 사건을 수사한 내란 특별검사팀(조은석 특별검사)도 반란죄는 별도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비상계엄은 군 최고통수권자인 윤 전 대통령이 주도한 사건으로 지휘통제망 우회 등 구체적인 실행 행위 역시 내란 우두머리·중요임무 종사 혐의 등에 포섭된다고 본다.
이와 관련한 근거 중 하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1997년 4월 17일 선고한 96도3376 판결이다. 대법원은 군형법상 반란을 다수 군인이 작당해 병기를 휴대하고 국권에 반항하는 행위로 보고 '국권'에 군 통수권과 지휘권도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5·18 과정의 병력 배치·이동 가운데 당시 대통령의 재가·승인·묵인 아래 이뤄진 일부 행위에는 반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군 최고통수권자가 승인한 병력 이동을 통수권에 대한 반항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이다.
반면 같은 판결을 토대로 내란죄와 반란죄의 보호법익을 달리 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형법 87조는 국헌 문란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행위를 내란죄로 처벌한다. 또 91조 2호는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으로 전복하거나 그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을 국헌 문란으로 규정한다.
96도3376 판결은 반란죄의 '국권'에 군 통수권과 지휘권도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이에 헌법기관 권능 침해와 정상적인 군 지휘통수계통의 이탈·무력화를 별도로 평가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경호 변호사(법률사무소 호인)는 96도3376 판결이 반란을 군 지휘권뿐 아니라 국가기관에 대한 반항으로도 판시한 점을 들어 "내란죄와 반란죄의 보호법익이 일부 겹치지만,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국가기관에 대한 반항은 내란죄와 중첩될 수 있지만, 군 지휘통수계통에 대한 반항은 별개의 법익 침해로 평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 변호사는 무장 병력의 국회 투입처럼 두 죄의 보호법익이 중첩되는 경우에도 이를 곧바로 반란죄 불기소의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봤다. 윤 전 대통령 등의 내란 사건이 항소심에 있는 만큼 공소장 변경을 통해 반란 혐의를 심판 대상에 포함한 뒤 두 죄의 성립 여부와 죄수관계를 법원이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96도3376 판결의 '대통령 승인' 법리를 12·3 비상계엄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도 쟁점이다.
군형법 전문 변경식 변호사(법무법인 일로)는 아주경제에 "헌법상 군 통수권은 대통령 개인의 사적 권한이 아니라 '헌법과 법률에 의해 규제되는 국권'"이라며 "내란을 목적으로 한 위헌적 지시는 통수권의 정당한 행사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변 변호사는 "내란죄는 '국가기관 권능의 행사를 불능케 하는 것(헌법질서)'을, 반란죄는 '군 지휘통수계통의 정립 및 군 내부 질서(군사적 국권)'를 보호한다"고 분석했다.
또 "작전 지휘 라인을 우회 내지 마비시키는 행위는 군 통수체계를 유린한 별개의 가해 행위로 봐야 한다"며 "윤 전 대통령의 개괄적 지시와 별개로 예하 지휘관들이 합참 등 정규 지휘계통을 차단·우회한 독자적 공모·실행 행위가 존재한다면 이들에게는 최소한 반란 중요임무 종사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법리를 따지기 위한 사실관계도 특검 등에 제보됐다. 27년간 군 통신체계 개발·기술지원 업무에 참여한 김현석씨는 일부 계엄군이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고의로 지휘통제장비를 끄고 이동했다는 정황이 담긴 자료를 제출했다.
김씨 측 법률 대리인인 류재율 법무법인 중심 변호사는 "12월 3일 당시 계엄군이 누군가의 명령에 의해 고의로 지휘통제장비를 끄고 이동한 정황을 명확히 알 수 있는 군사 자료를 전달했다"며 "관련 사실관계가 확인될 때까지 반란죄 기소 철회 방침은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복수의 군인이 함께 작당해 병기를 휴대하고 반란을 일으키는 것이 반란죄에 해당한다"며 "김씨가 제출한 자료를 통해 어느 선에서 어떤 군인들이 명령했는지 확인된다면 반란죄가 입증될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계엄과 병력 투입을 지시한 것과 지휘통제장비 차단·정상 지휘망 우회까지 지시하거나 승인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정 군 지휘라인이 이를 독자적으로 결정했다면 96도3376 판결의 '대통령 재가·승인·묵인' 법리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국군조직법 9조 2항은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국방부 장관의 명을 받아 전투를 주임무로 하는 각군 작전부대를 작전지휘·감독하도록 한다. 수도방위사령부와 육군특수전사령부도 관련 법령상 작전지휘 대상에 포함된다. 비상계엄 당시 이들 부대가 합참 의장을 중심으로 한 정상 지휘계통을 거쳤는지, 별도 지휘라인을 통해 움직였는지는 반란죄 판단과도 직결된다.
류 변호사는 "12·3 계엄 당시 대통령의 군 통수권 행사는 헌법과 법률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었다"며 "이에 따른 병력 배치·이동도 군 지휘통수계통을 왜곡한 것으로 반란죄에 해당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1966년 4월 21일 선고한 66도152 판결도 관련 법리로 언급된다. 대법원은 병력을 동원해 정부를 전복하려 한 반란 예비음모 사건에서 반란죄와 당시 국가보안법상 범죄의 구성요건과 보호법익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내란·반란 관계를 직접 다룬 판결은 아니지만, 하나의 행위에서 보호법익이 다른 범죄가 함께 문제된 사례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종합 특검이 반란죄 처분 전 계엄군의 지휘체계 이탈 여부부터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병력의 지휘통제장비 미사용이 의도적이었는지, 별도 지시가 있었다면 누가 내렸는지, 합참 등 정상 지휘계통이 실제 배제됐는지가 반란죄 성립 여부를 가를 쟁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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