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4대 금융그룹이 결의한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이날 기준 총 4조3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미 지난해 연간 규모인 3조6390억원을 넘어섰으며 삼성전자의 상반기 현금배당액 4조9092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자사주 소각은 유통 주식 수를 줄여 EPS(주당순이익)를 높이는 효과가 있어 대표적인 주주환원 수단으로 꼽힌다.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가 가장 큰 곳은 KB금융이다. 올해 총 1조9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다. 신한금융은 1조4000억원, 하나금융은 7000억원, 우리금융은 3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의했다.
현금배당 규모도 확대됐다. 4대 금융의 올해 상반기 배당금 총액은 2조44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196억원보다 21.0% 증가했다.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자사주 매입·소각과 현금배당을 동시에 늘리며 금융지주 간 주주환원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주환원 방식도 한층 정교해지고 있다. 단순히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규모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CET1(보통주자본비율), ROE(자기자본이익률), 자산 성장률 등을 연계해 환원 여력을 산출하는 자체적인 주주환원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감액배당 등을 활용한 비과세 배당을 도입해 주주가 실제로 손에 쥐는 환원 효과를 높이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대규모 주주환원 경쟁이 현재 수준으로 계속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주주환원을 확대하려면 충분한 이익뿐 아니라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자본 여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 부담이 커지고 부실채권 관리 필요성도 높아지는 상황에서 충당금 적립이 늘어나거나 자산 건전성이 악화하면 환원 여력도 줄어들 수 있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경기 둔화 우려도 변수다. 금리가 더 오르면 차주의 이자 부담이 커져 연체와 부실 위험이 높아질 수 있고,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면 기업대출을 비롯한 금융지주의 자산 건전성 관리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결국 향후 주주환원 경쟁은 단순히 배당금이나 자사주 소각 규모를 얼마나 늘리느냐보다 높은 이익 체력과 자본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이를 얼마나 지속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산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면 주주환원 여력 역시 약화할 수 있다"며 "결국 '이익 체력'을 키우면서 건전성까지 관리하는 경영 역량이 경쟁의 핵심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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