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갤러리] 잠들지 않는 P5

지난 5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P5 공사현장으로 인부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60805
지난 5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P5 공사현장으로 인부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6.08.05


아침, 파란 하늘 아래 형광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걸음을 옮긴다. 다양한 표정으로 가득하다. 동료와 함께 이야기하며 웃는 사람, 긴장으로 얼굴 근육이 잔뜩 굳은 사람, 익숙한 일정인 듯 무표정한 사람 등 다양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각 게이트로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사람들이 밀물, 썰물처럼 몰려 들어가고 몰려 나간다. 초록 컨테이너 사무동과 은빛 외벽 사이, 크레인 팔이 느릿하게 허공을 가른다. 그 아래에선 인부들이 바쁘게 투입되고 교대하며 공사를 진행한다.
 

지난 5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P5 공사현장에서 인부들이 퇴근하고 있다 20260805
지난 5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P5 공사현장에서 인부들이 퇴근하고 있다. 2026.08.05
 
안전헬멧에 이름과 혈액형이 적혀 있다
안전헬멧에 이름과 혈액형이 적혀 있다.


인부들의 안전모마다 붙은 노란 이름표엔 이름과 혈액형이 나란히 적혀 있다. 혹시나 일어날 일을 대비하여 작성된 중요한 내용이다.
 

지난 5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P5 공사현장 20260805
지난 5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P5 공사현장. 2026.08.05
 
지난 5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P5 공사현장에서 인부들이 퇴근하고 있다 20260805
지난 5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P5 공사현장에서 인부들이 퇴근하고 있다. 2026.08.05


퇴근하는 얼굴엔 잔뜩 흘린 땀과 함께 옅은 웃음이 번진다. 하루치 짐을 내려놓은 사람의 얼굴이다.

 

지난 5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P5 공사현장에서 인부들이 퇴근하고  있다 그 앞으로 인부들의 퇴근용 차량들이 줄지어 서있다 20260805
지난 5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P5 공사현장에서 인부들이 퇴근하고 있다. 그 앞으로 인부들의 퇴근용 차량들이 줄지어 서있다. 2026.08.05


노을이 스미면 수십 대의 크레인이 하나둘 불을 켠다. 어둠이 내려도 이 현장엔 밤이 없다. 대신 조명이 공사장을 메운다.
 

지난 6일 새벽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P5 공사현장 20260806
지난 6일 새벽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P5 공사현장. 2026.08.06
 
지난 6일 새벽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P5 공사현장 20260806
지난 6일 새벽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P5 공사현장. 2026.08.06


그리고 새벽, 사람들이 다시 다리를 건넌다. 크레인은 어둠 속에 조용히 서 있고, 또 한번 사람들이 모여든다. 이 시간이면 현장 앞에 잠깐 포장마차가 선다. 붉은 파라솔 아래 어묵 국물을 나눠 마시며 다음 근무자와 몇 마디 나누는 사람들, 짧지만 온기가 도는, 교대와 교대 사이의 쉼표다. 해가 뜨기 전인데도 현장은 다시 숨을 고르며 돌아간다. 누군가 퇴근하는 그 시간에, 누군가는 막 하루를 시작한다.
 

지난 6일 새벽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P5 공사현장 입구의 포장마차에서 인부들이 간단하게 끼니를 챙기고 있다 20260806
지난 6일 새벽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P5 공사현장 입구의 포장마차에서 인부들이 간단하게 끼니를 챙기고 있다. 2026.08.06
 
지난 6일 새벽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P5 공사현장으로 인부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60806
지난 6일 새벽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P5 공사현장으로 인부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6.08.06


24시간, 이 거대한 구조물은 단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 낮과 밤이 자리를 바꾸고 조와 조가 스쳐 지나가는 동안, 결국 이 모든 시간을 지탱한 건 이름표 하나씩을 이마에 붙이고 매일 이 문을 드나든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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