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용인 팹 재생에너지 조달 숨통 틔나… 전력망 확충에 에너지 리스크 완화 기대

  • 'RE100 산단' 간접 수혜… 송전 병목·PPA 부담 완화

  • 테크 탄소중립 기준 부합… AI 반도체 수주 기반 마련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 [사진=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AI 칩 수주전의 걸림돌로 꼽히던 '탄소중립 전력망' 확보에 숨통을 트게 됐다. 빅테크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기조 속에서 정부가 국가 차원의 법제화에 나서면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재생에너지 조달 불확실성도 한층 해소되면서다. 

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핵심 생산기지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연내 추진을 목표로 둔 'RE100 산단 특별법(재생에너지자립도시특별법)' 제정으로 재생에너지 전력 조달의 간접 수혜권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산지소 원칙에 따른 에너지 신도시 구축이 전국 단위의 대규모 재생에너지 공급 기지로 격상하면서 용인 팹이 외부에서 조달할 수 있는 녹색 전력 물량도 덩달아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하반기 업무보고를 통해 RE100 산단 특별법 신설을 예고했다. 서남권 등 재생에너지 자립 기반이 확충된 거점 지역을 'RE100 특구'로 지정해 재생에너지 생태계를 조성하고 국가 전력망과 연계하는 방안이 골자다. 지역 내 직접전력구매계약(PPA)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동시에 송전 인프라를 확충해 전국 단위의 친환경 전력 공급 체계를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수도권 특성상 부지 확보가 어려워 자체 재생에너지 발전이 불가능한 데다 호남 등 지방에서 생산된 전력을 당겨올 송전망 부족 현상과 과도한 PPA 수수료 부담으로 재생에너지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었다.


특별법을 계기로 거점 특구발(發) 직접전력구매계약(PPA)의 망 이용료 및 부가비용 산정 기준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면 용인 팹 역시 간접적으로 전력 조달 단가의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서해안 고압직류송전(HVDC)망 구축 사업이 RE100 특구 지정과 연계돼 행정 절차 일원화 및 인허가 패스트트랙을 적용받을 경우 선로 용량 부족으로 호남에 묶여 있던 대규모 해상풍력·태양광 전력이 전력 손실을 최소화한 채 용인 반도체 라인으로 유입되는 속도도 한층 빨라지게 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정책의 세부 연계 이행 방안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이나 초미세 선단공정을 통해 세계 우수한 반도체를 양산하더라도 탄소중립 요건을 맞추지 못하면 공급 기회를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실제 애플은 2030년까지 전 공급망의 탄소중립을 의무화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도 협력사에 2030년 내외를 기점으로 100% 무탄소·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및 감축 실증을 공통 요건으로 내세웠다.

글로벌 경쟁사들은 일찌감치 대규모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성사시키거나 해외 사업장을 중심으로 친환경 전력 조달 비중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TSMC는 덴마크 오스테드와 20년 장기 PPA를 맺고 920메가와트(MW) 규모의 해상풍력 전력을 독점 공급받는 등 과감한 녹색 전력 선점에 나섰다. 마이크론 역시 미국 내 사업장의 RE100 달성을 위한 대규모 장기 PPA 체결은 물론이고 대만 및 동남아 사업장에서도 장기 녹색전력 구매 계약을 잇달아 맺고 있다.

용인 팹의 재생에너지 조달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K-반도체의 글로벌 탄소중립 대응에 미칠 영향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업계 관계자는 "RE100 특구가 조성될 경우 전력망과 송전 인프라 연계가 원활해져 지정 도시뿐만 아니라 용인 등 국가첨단전략산업단지 역시 에너지 리스크를 다소 완화할 수 있다"면서 "글로벌 고객사의 탄소중립 가이드라인에 맞춰 최소한의 대응 기반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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