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티타늄 소재와 실리콘·카본 배터리를 앞세워 8세대 갤럭시 폴더블폰의 두께와 무게를 줄이면서도 화면 주름과 내구성, 사용 시간을 동시에 개선했다. 디스플레이와 힌지, 배터리, 충전 구조 등을 새롭게 설계해 폴더블폰의 고질적인 약점들을 해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성훈 삼성전자 MX사업부 하드웨어 담당 부사장은 지난 23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보여주기 위해 혁신하지 않는다"며 "고객이 제품을 실제로 어떻게 사용하고 어떤 경험을 기대하는지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면서 8세대 갤럭시 폴더블의 하드웨어 혁신을 설명했다.
삼성전가 지난 7세대에 걸쳐 수집한 사용자 의견을 분석한 결과 폴더블폰의 주요 개선 과제로 화면 주름과 배터리 사용 시간, 충전 속도, 내구성 등이 꼽혔다. 문 부사장은 "더 크고 몰입감 있는 디스플레이, 더 얇고 가벼우면서 강한 내구성, 폴더블의 장점을 살린 울트라급 성능을 하나의 제품에 모두 담는 것이 진정한 도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가장 새로운 혁신 기술은 '플렉스 티타늄'이다. 디스플레이 모듈 최하단을 지지하는 '티타늄 플레이트'와 패널 바로 아래에 배치한 '티타늄 합금 필름'을 결합한 구조다. 플레이트에는 상업용 순수 티타늄 중 강도가 가장 높은 그레이드4 소재와 정밀 격자 패턴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티타늄 강도는 유지하면서 접히는 영역에 필요한 유연성을 확보했다.
전작인 갤럭시 Z 폴드7에도 티타늄 플레이트가 적용됐지만 이번에는 격자 구조를 고도화하고 티타늄 합금 필름을 새로 추가했다. 기존 플라스틱을 대체한 합금 필름은 접히는 화면을 아래에서 받쳐 처짐을 줄이고 주름을 최소화한다. 문 부사장은 "플레이트와 합금 필름이 결합되면서 이전보다 폴딩 경험과 내구성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티타늄 합금 필름은 바나듐과 알루미늄, 크롬 등을 포함한 티타늄 합금 소재들을 머리카락 굵기의 약 3분의 1 수준까지 얇게 가공하고, 반복적인 움직임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혁신소재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디스플레이 모듈 두께를 10% 이상 줄였다. 확보한 내부 공간은 배터리 용량 확대와 방열 설계 강화, 고성능 카메라 배치 등에 활용했다.
문 부사장은 "제품 두께 0.1㎜를 줄이는 것은 부품 하나만 바꿔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며 "디스플레이와 방열 소재, 보강재, 배터리 등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스플레이 모듈의 슬림화가 크게 기여했지만 제품 전체를 시스템 차원에서 다시 설계한 결과라는 의미다.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는 펼쳤을 때 두께가 4.1밀리미터(㎜)로 역대 가장 얇은 폴더블이고, 갤럭시 Z 폴드8은 무게를 201그램(g)으로 가장 가벼운 폴드라고 삼성전자 측은 강조했다.
사용자가 폴더블폰을 여닫는 경험도 개선했다. 힌지와 양쪽 측면의 자석 구조, 디스플레이 장력을 조정하고 제품 모서리 디자인에 사선 형태를 적용해 쉽게 펼칠 수 있도록 했다. 화면에는 저반사 코팅을 적용해 빛 반사를 줄이고 주름이 덜 보이도록 했다.
배터리에는 갤럭시 스마트폰 최초로 실리콘·카본 복합 음극재를 도입했다. 이 소재는 이미 중국 등 일부 제품에서 먼저 적용되고 있다. 이는 동일한 부피에서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지만 충·방전 과정에서 실리콘이 팽창하거나 수축하는 문제가 있어 안정성 확보가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음극재뿐 아니라 양극재와 전해액, 분리막까지 배터리 시스템 전체를 다시 설계했다.
문 부사장은 "배터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안전성(safety)과 안정성(stability), 장기 사용성(long-term usability)"이라며 "실리콘·카본 음극재만 개선해서는 충분하지 않아 모든 구성 요소의 최적 조합을 찾고 다양한 실사용 환경에서 검증했다"고 말했다.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에는 슬림한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5000밀리암페어(mAh) 배터리를 탑재했다. 폴드8 울트라와 폴드8에는 폴더블폰 최초로 45와트(W) 고속 충전을 적용했다. 두 개의 배터리 충전 경로를 독립적으로 제어해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발열을 낮추는 방식으로, 폴드8 울트라는 30분 만에 최대 67%까지 충전할 수 있다.
내구성 검증도 실제 사용 환경에 가깝게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100개가 넘는 검증 항목을 통해 여러 각도에서의 낙하와 반복적인 접힘, 압력·충격, 땀과 수분 노출, 크기와 압력이 다른 이물질 유입 등을 시험했다.
문 부사장은 "쓰다 보니 성능이 나빠지고 사용자가 불안해한다면 진정한 혁신이 아니다"며 "실사용 조건을 반영한 검증을 통해 이번 제품의 내구성이 한 단계 뛰어올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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