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올해도 노사 자율 합의보다 공익위원 중재와 표결에 의존하는 흐름이 반복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6차 수정안까지 제시했지만 여전히 1000원에 가까운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서다.
8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2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은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 6차 수정안을 제시했다. 근로자위원은 올해 최저임금(1만320원)보다 10.9% 오른 1만1450원을, 사용자위원은 1.4% 인상한 1만460원을 내놓았다.
노사는 최초 요구안부터 큰 간극을 보였다. 노동계는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비 보장과 물가 부담을 이유로 올해보다 16.3% 오른 1만2000원을 최초안으로 제시했다. 반면 경영계는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능력 한계를 들어 동결을 요구했다. 최초 1680원이던 노사 격차는 수정안 제출을 거치며 990원까지 줄었지만 양측의 시각차는 여전히 크다.
문제는 이 같은 구도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10년간 최저임금 심의 과정을 보면 노동계는 14.7~65.8%의 높은 인상안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반면 경영계의 최초 요구안은 -4.2~2.4% 또는 동결에 그쳤다. 이후 노사가 막판까지 간극을 좁히지 못한 채 공익위원 중재와 표결로 결론을 내고 있다.
이 때문에 최저임금 심의가 노사 교섭보다는 공익위원 판단에 기대는 구조로 굳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사 양측이 최초 요구안을 크게 벌려 놓은 뒤 심의 막판까지 명분 싸움을 이어가고, 공익위원이 상·하한선을 정한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하면 그 범위 안에서 최종 표결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올해 심의도 비슷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미 법정 심의기한을 넘긴 상황에서 노동부는 다음 달 5일까지 2027년도 최저임금을 결정·고시해야 한다. 이의제기 등 행정 절차를 감안하면 늦어도 7월 중순에는 결론을 내야 하는 만큼 논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공익위원들이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필요성이 다시 거론되는 이유다. 최저임금은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와 영세 사업장의 비용 부담이 동시에 걸린 민감한 제도다. 그러나 매년 노사 대립이 반복되고 막판에는 공익위원 판단에 의존하는 구조가 이어질 경우 결정 결과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2019년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전문가로 구성된 구간설정위원회가 객관적 지표를 토대로 최저임금 심의구간을 정한 뒤 노·사·공익위원이 참여하는 결정위원회가 그 범위 안에서 최저임금을 의결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노사 이견과 입법 지연 속에 제도 개편은 마무리되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도 임기 후반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논의에 착수했다. 노동부는 2024년 11월 전·현직 공익위원 9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 제도개선 연구회를 발족하고 결정구조와 결정기준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이 역시 실제 제도 개편이나 법 개정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재명 정부도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을 국정과제로 올려둔 상태다. 정부는 국정과제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운영 및 최저임금 결정기준 개선'을 명시했다. 올해 최저임금 심의가 또다시 공익위원 심의촉진구간과 표결에 기대 마무리될 경우 결정구조 개편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