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기획예산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까지 공식 창구를 통해 2차 추경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미 올해 한 차례 추경을 편성한 데다 재정 건전성 관리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세수 증가 규모가 당초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정치권과 정부 안팎에서는 '가을 추경'에 대한 전망이 나온다.
재경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누적 국세수입은 199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조5000억원 증가했다.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이 세수 증가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수십조원 규모의 초과세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초과세수가 현실화될 경우 이를 활용한 추가 재정 집행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필요성을 언급하며 추가 재정 투입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올 상반기에 집행된 '전쟁 추경'의 경우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고물가 대응이 추경의 이유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쟁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이를 다시 추경 근거로 활용하기는 어려워졌다. 이에 정부가 다른 정책적·경제적 근거를 찾는 데 무게를 둘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최근 경기 흐름이 추경 편성의 명분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고용시장의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건설업과 제조업의 부진도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 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 업종과 계층별 격차가 확대되는 'K자형 양극화' 역시 추경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실제로 건설투자 감소와 일부 제조업의 생산 위축은 지역경제와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영업과 소상공인의 경영 여건 역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추경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초과세수가 발생하더라도 국가채무 관리와 재정 건전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대규모 재정 지출이 이어진 만큼 추가 추경이 물가와 국가채무에 미칠 영향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또한 세수 증가가 일시적인 현상인지 구조적인 변화인지를 판단하는 작업도 선행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유가 국면이 끝난 데다 올해 명목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즉 경제위기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추경을 하게 된다면 단계적인 사업에 경기 부양을 위해 재원을 투입해야 하는데 현재 상황에서 효율적인 자원 배분은 아니다. 기금 등을 조성해 적립해 향후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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