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부터 국내 외환시장이 사실상 24시간 거래 체제로 전환됐다. 기존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였던 원·달러 거래시간이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연장된다. 해외 외환시장과 거래시간을 연결해 글로벌 자금 흐름을 보다 원활하게 반영하고,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한국 금융시장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의미 있는 변화임은 분명하다.
정부가 특히 기대하는 것은 환율 안정 효과다. 그동안 국내 시장이 문을 닫은 사이 뉴욕과 런던 등 해외 시장에서 환율이 크게 움직이면 다음 날 국내 시장이 이를 한꺼번에 반영하면서 변동성이 커지는 일이 반복됐다. 거래시간을 늘리면 해외 시장과의 가격 괴리를 줄이고 환율 급등락도 완화할 수 있다는 논리다.
분명 긍정적인 효과는 있다. 시장이 오래 열릴수록 가격은 실시간으로 조정되고, 수급도 보다 자연스럽게 균형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도 한국 외환시장 이용이 편리해지고 거래 규모도 확대될 수 있다. 외환시장 선진화라는 측면에서는 필요한 제도 개선이다.
그러나 거래시간 연장이 곧 환율 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 외환시장은 거래시간보다 자금의 흐름에 의해 움직인다. 시장이 하루 종일 열린다고 달러 수요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원화 가치가 저절로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환율은 결국 한 나라 경제의 체력과 시장 신뢰를 반영하는 가격이다.
새로운 과제도 적지 않다. 거래량이 적은 심야 시간에는 작은 주문에도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고, 금융회사의 운영 비용도 증가한다. 해외 투기성 자금이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 역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 거래시간 확대에 걸맞은 시장조성 기능과 모니터링 체계도 함께 강화돼야 한다.
환율 안정을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효과를 극대화해 안정적인 외화 자금 유입 기반을 넓혀야 한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시장 신뢰를 높이고 충분한 외환 안전판을 유지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제의 기초체력이다. 성장률이 높아지고 수출 경쟁력이 강화되며 재정과 물가가 안정될 때 원화 가치도 함께 높아진다. 환율은 정책으로 억누르는 숫자가 아니라 경제에 대한 신뢰가 만들어 내는 결과다.
24시간 외환시장은 한국 금융시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의미 있는 출발이다. 그러나 그것은 환율 안정을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 만능 해법은 아니다. 외환시장 제도 개선과 함께 성장잠재력 확충, 자본시장 선진화, 안정적인 외국인 자금 유입 정책이 함께 추진될 때 비로소 원화의 신뢰도 높아질 것이다. 잠들지 않는 외환시장보다 더 중요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경제다. 환율을 지키는 힘은 거래시간이 아니라 경제의 경쟁력에서 나온다는 점을 정부는 잊지 말아야 한다.
정부는 이번 제도 개편을 외환시장 선진화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거래시간만 늘릴 것이 아니라 외국인의 투자 접근성을 높이고 원화 거래 기반을 확대하는 후속 대책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외환 규제를 국제 기준에 맞게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자본시장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원화 국제화를 통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도 필요하다. 시장의 신뢰는 제도 하나가 아니라 정책의 일관성과 경제의 경쟁력에서 만들어진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