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00억달러 들어온다…SK하이닉스 ADR, 환율 변수될까

  • 올해 상반기 평균 환율 역대 2위로 높아

  • "환율 하락 핵심은 달러 약세·외인 수급"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미국 증시에서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에 나서면서 원·달러 환율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최대 약 30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만큼 고환율이 이어지는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환율 상승 요인이 환율 상승 요인이 해소된 것이 아닌 데다 규모와 시점 등에 따라 환율 하락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평균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484.56원으로 집계됐다. 외환위기였던 1998년 상반기 이후 가장 높다. 환율은 지난 3일 주간거래에서 30원 넘게 하락하기도 했지만 15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2024년 비상계엄 사태 당시 환율 고점이 1400원대 후반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SK하이닉스의 달러 자금 조달은 주목 받는다. SK하이닉스는 ADR 발행을 통해 최대 300억달러 규모의 신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300억달러는 올해 1분기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화 순매도 규모(136억달러)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ADR은 미국 투자자들이 해외 기업 주식을 미국 증시에서 달러로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증권이다. 투자자들이 달러로 투자금을 납입하면 기업은 달러를 조달한다. 이후 기업이 국내 투자나 자금 집행 과정에서 환전하면 달러 공급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ADR 발행이 최근 이어진 외국인 자금 유출을 일부 상쇄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올해 들어 외국인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대거 순매도하면서 1000억달러가 넘는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갔다. ADR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이 모두 즉시 환전되는 것은 아니지만,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달러 조달이 이뤄진다는 점 자체가 외환시장에는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ADR 발행 자체는 환율 안정 요인 중 하나로 볼 수 있지만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실제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자금이 언제, 얼마나 국내에 유입되는 지와 기업이 조달한 달러를 어떤 방식으로 운용하는 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조달 자금을 국내 주요 생산시설 건설 및 설비투자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변수는 글로벌 금융시장이다. 최근 원화는 미국 달러 강세뿐 아니라 엔화 약세의 영향도 함께 받았다. 달러 수급과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 등이 여전히 원·달러 환율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인 만큼 SK하이닉스 ADR 발행만으로 환율 추세가 크게 바뀌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엔화의 추가 강세 여부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흐름도 주목되는 변수"라며 "이달 들어서도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가 줄어들지 않고 있어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축소 여부가 환율 흐름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에 따른 달러 공급 확대 경계감 역시 환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환율의 레벨과 방향을 결정할 핵심 드라이버는 달러화"라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후퇴하고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진정되는 등 약달러 변곡점이 뚜렷하게 형성되기 전까지는 대내적인 수급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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