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장'·'나 혼자만 레벨업'…웹툰 시장, 신작 대신 검증 IP 올인

  • 네이버·카카오, 롱런 IP 중심으로 애니·드라마·게임 확장 전략 강화

  • 네이버웹툰, 애니메 엑스포서 부스 대신 '일렉시드' 패널 참여

오는 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리는 애니메 엑스포에서 네이버웹툰 일렉시드 원작자인 손제호·제나 작가가 애니메이션 패널에 참석한다사진네이버웹툰
오는 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리는 '애니메 엑스포'에서 네이버웹툰 '일렉시드' 원작자인 손제호·제나 작가가 애니메이션 패널에 참석한다.[사진=네이버웹툰]

검증된 웹툰 지적재산권(IP)을 장기간 활용하는 '롱런 IP' 전략이 웹툰 업계의 흥행 공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신작을 잇달아 내놓기보다 이미 팬덤을 확보한 작품을 애니메이션과 드라마, 영화 등으로 확장하며 하나의 IP를 수년간 성장시키는 전략이 대세가 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웹툰 플랫폼의 인기 작품 구성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확인된다. 네이버웹툰 국내 인기 순위에서는 ‘김부장’(2021년 연재), ‘참교육’(2020년 연재) 등 수년 전 연재를 시작한 작품들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드라마로 제작된 ‘김부장’은 원작 웹툰 IP가 영상화를 통해 다시 확장되는 대표 사례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플랫폼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난다. ‘나 혼자만 레벨업’(2016년), ‘템빨’(2020년), ‘도굴왕’(2016년) 등은 모두 연재 시작 이후 수년이 지난 작품들로, 여전히 플랫폼 핵심 IP로 기능하고 있다. 

영상화 전략 역시 신규 IP보다 검증된 장기 IP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네이버웹툰 ‘일렉시드’(2018년)는 애니메이션 제작이 진행 중이며, ‘전지적 독자 시점’은 영화로 제작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나 혼자만 레벨업’은 애니메이션에 이어, 배우 변우석을 주인공으로 한 넷플릭스 실사화 프로젝트까지 추진되며 글로벌 IP 확장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특히 ‘나 혼자만 레벨업’은 웹소설과 웹툰을 거쳐 애니메이션·게임·뮤지컬 등으로 확장되며 누적 143억뷰를 기록한 글로벌 히트 IP다. 단일 콘텐츠가 아니라 멀티 포맷으로 재생산되며 장기간 소비되는 전형적인 ‘롱런 IP’ 모델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2016년 연재 이후 약 10년 가까이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며 지속적인 팬덤을 유지하고 있는 사례로 본다.

이런 흐름은 개별 플랫폼을 넘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웹툰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신규 흥행작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기보다,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IP를 중심으로 리스크를 줄이고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려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행사에서도 같은 흐름이 감지된다. 네이버웹툰은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진행 중인 ‘애니메 엑스포’에서 단독 부스를 운영하지 않고, ‘일렉시드’ 애니메이션 패널 행사 참여에 집중했다. 해당 패널에는 원작자인 손제호·제나 작가가 참석해 글로벌 팬들과 만난다. 

네이버웹툰은 2023년 맥도날드와 협업해 전시 부스를 꾸렸고, 지난해에는 첫 단독 부스를 마련하며 현지 마케팅을 강화했지만, 올해는 행사 참여로 전략을 바꾼 것이다. 네이버웹툰은 대신 오는 10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뉴욕 코믹콘(NYCC)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마케팅 전략이 아니라 IP 비즈니스 구조 자체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본다. 과거에는 웹툰 연재 종료가 IP의 사실상 종료를 의미했지만, 이제는 영상화·게임·굿즈·해외 유통 등으로 확장되며 하나의 IP가 장기 생애주기를 갖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IP 확장이 항상 플랫폼 성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드라마·영상화 이후에도 원작 웹툰 플랫폼으로의 재유입 효과가 제한적인 사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드라마가 시즌3까지 제작될 정도로 흥행했지만, 원작 웹툰 플랫폼 내 트래픽 상승으로는 충분히 이어지지 않은 ‘유미의 세포들’ 사례가 거론된다.

이재민 서울웹툰인사이트 편집장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보고서에서 “드라마 방영이 원작 웹툰 플랫폼 이용 증가로 반드시 연결되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앞으로는 원작 IP의 생명력을 얼마나 장기적으로 연장하고, 영상화 이후에도 지속적인 확장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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