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 체결해도 실무협상 대면은 안 하는 이란

  • 美, 트럼프 사위 쿠슈너 보내 카타르 국왕 등 만나

미국과 이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과 핵 사찰, 이란 자금 동결 해제 등 첨예한 이슈를 두고 미국과 이란의 기싸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양국은 중재국인 카타르에 모여 실무회담을 진행했다. 미국 측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최측근인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가 대표로 나섰다. 하지만 이란 측은 미국과 직접 만나기를 거부해, 양측은 중재국인 카타르와 파키스탄 관리를 통해 의견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협상을 조율한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회담에서 미국과 이란 대표단은 기존에 스위스에서 양국을 중재했던 카타르 중재팀과 각각 별도의 회담을 가졌다. 미국 대표단은 지난달 30일 카타르 도하에 도착해 카타르의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만 빈 자심 알타니 총리를 만났다. CNN은 "쿠슈너와 위트코프 특사가 카타르 총리를 만나는 동안 이란 측은 카타르 관리들과 별도의 회담을 가졌다"고 전했다. 쿠슈너와 위트코프는 또 1일 카타르의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국왕도 예방했다. 타밈 국왕은 쿠슈너 일행과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의 진전 상황에 대해 논의했으며, 외교적 해결을 위한 미국의 지지를 강조했다고 왕실 측은 밝혔다. 이란 측은 파키스탄 및 카타르 대표단과 함께 별도로 3자 회담을 열고 미-이란 종전 합의 이행을 검토했다고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전했다.

이에 대해 NYT는 "이달 스위스에서 미국과 이란 협상단이 만났는데도 (이번에) 직접 회담이 없는 것은 미국과 이란 사이의 불신의 깊이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양국의 간접 회담에 대해 "전면전으로 다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양국의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양국은 14개 항으로 구성된 종전 MOU에 서명했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완화하고 동결자산을 해제하는 한편,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의 안전한 운행을 보장한다는 내용이다. 또 양측은 향후 60일간 핵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핵 문제나 경제 제재 등 가장 민감한 사안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대부분 연기하고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내용에 집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양측은 MOU 서명 직후부터 호르무즈 해협의 항로, 통행료 등 세부 항목에 대해 이견을 보여왔다. CNN에 따르면, 이란 측 협상 책임자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레바논에서 이스라엘 철수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미 해군 철수 및 이란 측 항로 준수 ▲초기 60일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행료 징수 ▲이란산 원유에 대한 미 제재 면제 ▲동결된 이란 자산의 해제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당장 레바논 이슈부터 이스라엘의 강경 반발에 교착 상태다. 연임을 노리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최근 채널14와의 인터뷰에서 "이란과 대리 세력에 대한 완전한 승리를 (얻기 위한) 노력은 끝나지 않았다"면서 의지를 보였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서 철군하고 전쟁을 끝내겠다는 보장이 필요하다면서, 며칠간 상황을 보고 다음 단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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