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에 몰린 돈…우주항공 ETF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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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기업공개(IPO)를 계기로 국내 우주항공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지만 상장 이후 성적표는 기대와 다른 모습이다. 스페이스X로 투자금이 집중되면서 다른 우주항공 종목들이 동반 약세를 보였고, 정작 스페이스X를 전면에 내세운 ETF들도 수익률이 희석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스페이스X 상장 전인 지난 12일 TIGER 미국우주테크(12.91%), SOL 미국우주항공TOP10(11.73%),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10.75%), KODEX 미국우주항공(10.28%), 1Q 미국우주항공테크(5.40%), WON 미국우주항공방산(5.37%) 등 국내 우주항공 ETF는 일제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스페이스X 상장 기대감이 관련 섹터 전반으로 확산된 영향이다.

그러나 하루 만에 분위기는 반전됐다. 스페이스X 상장 직후 거래일이었던 15일 TIGER 미국우주테크(-12.02%), SOL 미국우주항공TOP10(-10.21%),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10.81%), KODEX 미국우주항공(-7.82%), 1Q 미국우주항공테크(-4.74%), WON 미국우주항공방산(-1.94%) 등 대부분 ETF가 직전 거래일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이는 스페이스X 상장과 동시에 우주항공 섹터 내 자금이 한 종목으로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상장 기대감으로 선행 상승했던 관련 기업들은 차익실현과 자금 이동이 겹치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스페이스X 상장 당일인 12일(현지시간) 로켓랩은 10.79%, AST스페이스모바일은 15.53%, 인튜이티브머신스는 13.12%, 에코스타는 10.97%, 플래닛랩스는 8.84% 각각 급락했다.

반면 스페이스X는 상장일 19.22% 상승한 데 이어 15일에도 19.60% 오르며 192.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스페이스X를 핵심 투자 포인트로 홍보했던 우주항공 ETF들이 정작 스페이스X 상승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한 셈이다.

편입 시점 역시 영향을 미쳤다. 국내 운용사 대부분은 IPO 공모 물량 확보에 실패하면서 상장 이후 장내 매수를 통해 스페이스X를 편입하고 있다. KODEX 미국우주항공과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는 상장 당일 편입을 시작했고, SOL 미국우주항공TOP10은 15일(현지시간) 최대 비중으로 담았다. TIGER 미국우주테크는 16일(현지시간) 편입할 예정이다.

문제는 공모가 135달러에 참여하지 못한 만큼 상장 후 급등한 가격에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점이다. 스페이스X 주가가 오를수록 ETF는 더 높은 가격에 매수해야 하고, 동시에 다른 구성 종목들의 부진까지 떠안으면서 수익률이 희석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ETF는 분산투자를 통한 안정성이 강점이지만 이번 사례에서는 스페이스X의 상승률을 그대로 반영하지 못한 데다 섹터 내 자금 쏠림에 따른 부정적 영향까지 함께 받고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상장 초기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메가 IPO는 상장 직후 과열 양상을 보인 뒤 보호예수 해제와 매물 소화 과정에서 수개월간 높은 변동성을 나타낸 사례가 적지 않았다. 상장 직후 고점에서 비중을 확대하는 ETF일수록 초기 오버슈팅 구간의 매수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우주산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 초기 단계에 있는 시장으로 새로운 투자 기회가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스페이스X뿐 아니라 성장성이 높은 신진 기업을 발굴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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