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2000조 시대] 금리 인상 다가오는데…취약차주·금융권 '이중 경고'

  • 변동금리 비중 72%…금리 상승 시 부담 가중

  • 취약차주 부실 확대 땐 비은행권 건전성 부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경기 회복과 수출 개선 흐름이 이어지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가계부채가 2000조원에 근접한 상황에서 금리까지 오를 경우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과 금융권 건전성 악화 우려도 커질 전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4월 예금은행 가계대출 신규 취급액 중 변동금리 비중은 72.2%로, 지난해 말(51.1%) 대비 21.1%포인트 상승했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다는 것은 금리 변동이 차주의 이자 부담에 보다 빠르게 반영된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최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대출자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빠르게 증가하고 소비 여력 감소와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문제는 금리 상승 압력이 가계부채가 2000조원에 육박한 상황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부채 규모 자체가 역대 최고 수준인 만큼 금리 변동이 가계에 미치는 충격도 과거보다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상환 부담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저소득·저신용 차주와 다중채무자의 경우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를 흡수할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연체 위험이 더 크게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취약차주의 채무상환 능력 저하로 올해 2분기 가계 신용위험도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취약차주의 상환 능력이 악화될 경우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부실 확대가 금융회사의 충당금 적립 부담과 대손비용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비은행권에서는 건전성 악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저축은행업권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은 6.7%로 전분기 대비 0.7%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8.6%로 0.2%포인트 올랐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기에는 가계부채 총량보다 취약차주의 상환능력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부채 규모가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한 만큼 금리 상승 충격이 취약계층과 비은행권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며, 이에 대한 선제적 관리가 금융권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가장 우려되는 점은 다중채무자나 고위험 차주들의 연체율 상승"이라며 "취약차주 부실이 확대될 경우 2금융권을 중심으로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저하되면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변동)'이나 신용경색 같은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는 불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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