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이 새만금 인공지능(AI) 스마트 도시 구축에 소매를 걷어붙인 결과 최근 2개월 새 60여개 규제 장벽 중 83% 이상이 허물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농지수용, 환경평가 등 남은 10개 안팎도 연내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고심 끝에 약 9조원을 투자해 새만금을 피지컬 AI 심장으로 육성키로 한 만큼 범정부 차원의 파격 지원으로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민관 원팀 전략이 성과를 거둔다면 새만금은 판교(플랫폼), 용인(반도체), 울산(자동차·조선)을 잇는 국토 서남부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8일 "현대차가 마지막까지 새만금 투자를 주저했던 60여개 규제 장벽 중 50개 정도의 굵직한 항목을 모두 풀어줬다"며 "나머지는 재산권, 환경 영향 평가 등 시간이 필요한 과제로 조만간 열릴 '새만금·전북 대혁신 TF(이하 새만금 TF)' 4차 회의에서 해소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4차 회의는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절차가 마무리되는 다음 달 중순 이후 열릴 가능성이 높다. 이 관계자는 "새만금을 'K-피지컬 AI 전초 기지'로 만드는 데 장애가 되는 규제가 있다면 과감하게 걷어내겠다는 것이 정부의 명확한 기조"라고 거듭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월 말 전북특별자치도와 '새만금 로봇·수소 첨단산업 육성 및 AI 수소 시티 조성을 위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하고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9조원을 투입해 새만금을 그룹의 미래 엔진으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2030년까지 약속한 투자액(125조원)의 약 10%를 단일 지역에 쏟아 붓는 셈이다.
정부도 발 빠르게 움직여 3월 초 국무총리실 중심으로 범정부 새만금 TF를 구성하고 5월 말까지 2개월간 전체 규제의 83%를 해소하는 전례 없는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15일 3차 TF 회의를 주재한 김민석 총리는 "피지컬 AI 경쟁력은 속도가 관건인 만큼 하루 빨리 나머지 규제도 해소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규제 완화로 AI 데이터센터 바로 옆에 발전소를 짓는 '코로케이션(colocation·복합단지)' 개발 적용이 유력해졌다. 코로케이션은 데이터센터와 발전소를 패키지로 건설하는 방식으로 개발 효과는 높지만 국내의 경우 인허가가 까다롭고, 개발 부가가치에 대한 정부·공공·기업 간 해석이 달라 도입된 사례가 거의 없다. 전력 직거래 도입도 유력하다. 현실화되면 새만금은 AI 데이터센터와 로봇이 친환경 에너지로 연동돼 끊임없이 학습을 이어가는 AI 요람으로 성장하게 된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2기 내각의 최우선 국정 과제로 지역 균형 발전을 제시한 만큼 새만금 개발에 더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새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첫 정책 시험대도 새만금이 될 공산이 크다. 이 대통령은 최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기업의 과감한 결단에 정부가 더 과감한 지원으로 화답하겠다"며 "현대차그룹 투자가 기업과 지역에 더 큰 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규제와 행정 지원의 문턱을 파격적으로 낮추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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