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군에 레바논 내 지상 기동 확대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남부 레바논의 보퍼트성과 주변 능선, 와디 알살루키 일대를 장악했다고 발표했다.
보퍼트성은 남부 레바논과 이스라엘 북부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고지대다. 이스라엘군이 2000년 남부 레바논에서 철수한 뒤 이곳을 다시 장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퍼트성 장악·나바티야 북상…남부 전선 확대
이스라엘은 이번 진격이 헤즈볼라 공격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전날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에 4월 휴전 이후 가장 거센 공격 중 하나를 가했다고 전했다. 이 여파로 학교 폐쇄와 이동 제한이 내려졌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저가 자폭 드론으로 방공망을 우회해 병력 피해를 키우고 있다고 보고 있다.
추가 진입 가능성이 거론되는 곳은 나바티야다.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주요 거점으로 꼽히는 나바티야 주변에서도 군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나바티야는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에서 약 20㎞ 떨어진 곳이다. 지상군이 이곳까지 들어가면 이번 교전에서 가장 깊은 레바논 내 진입이 된다.
베이루트 타격 변수…美, 새 완화안으로 확전 차단 시도
공중 공격도 강해지고 있다. 레바논 안보 소식통과 국영 매체는 이스라엘군이 이날 남부 레바논 전역에서 40차례 넘게 공습했다고 전했다. 전날 밤 데이르 엘자흐라니 마을 타격으로는 8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레바논 정부 집계 기준 이번 교전 사망자는 3370명을 넘었다. 이스라엘은 같은 기간 자국 군인 24명과 민간인 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공습 범위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로 넓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베이루트는 레바논 정부기관과 금융·상업 기능이 몰린 정치·경제 중심지다. 이곳으로 타격 범위가 확대되면 남부 국경지대 교전을 넘어 레바논 전역으로 긴장이 번질 수 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들이 미국 측에 베이루트 내 타격 허용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미·이란 협상과 이스라엘·레바논 협의가 모두 진전을 보이지 않는 만큼 이스라엘 측이 미국의 승인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타격 허용보단 타결점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조지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에게 확전 차단을 위한 새 완화안을 제시했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공격을 모두 중단하면 이스라엘은 베이루트 확전을 자제하는 구상이다.
다만 조율은 쉽지 않다. 아운 대통령은 제안 추진을 시도했지만, 나비 베리 레바논 국회의장은 “헤즈볼라의 휴전 준수를 보장할 수 있다”면서도 “이스라엘이 먼저 사격을 멈춰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측은 이를 충분한 수용 의사로 보지 않고 있다. 헤즈볼라 공격이 계속되는 한 이스라엘의 추가 대응을 막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국제사회 우려도 커지고 있다. 프랑스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내 군사 작전 확대를 이유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영국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작전 중단을 요구했고, 독일 외무장관도 남부 진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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