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택 시장의 매매 관망세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실수요자들이 전월세 시장에 대거 잔류하면서 경기 남부 핵심지를 중심으로 한 전월세난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대규모 일자리 유입과 신설 교통망 호재가 집중된 화성 동탄, 성남, 광명 등지는 전세 매물 가뭄 현상과 함께 주간 전셋값 상승률이 최대 0.7%에 육박하는 등 과열 징후를 보이는 상황이다.
29일 KB부동산이 발표한 5월 4주차 주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수도권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15% 상승하며 견조한 우상향 흐름을 유지했다. 그러나 세부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 남부 거점 지역들의 상승세가 평균치를 크게 상회하는 양상이다.
가장 높은 오름세를 보인 곳은 화성시 동탄구(동탄신도시 중심)다. 화성 동탄의 주간 전세가격 상승률은 전주 대비 무려 0.69%를 오르며 수도권 전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근 성남시 중원구도 0.55%의 높은 상승률로 뒤를 이었으며, 최근 대규모 정비사업 이주 수요와 광역 교통망 개선이 맞물린 광명시 역시 0.42% 상승하며 높은 오름폭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안양 동안구(0.32%), 수원 영통구(0.30%) 등이 고른 강세를 보이며 경기 남부 주거 벨트 전체가 수도권 전세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전세가 급등은 비단 동탄만의 현상이 아니다. 성남시 분당구 ‘판교알파리움1단지’는 직전 최고가보다 5000만원 오른 17억5000만원의 보증금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백현동의 A 중개업소 관계자는 “세입자들 사이에서 몇 달 만에 전세 보증금이 수천 단위로 뛰어 재계약을 포기하고 외곽으로 밀려날 처지라는 하소연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 남부의 전월세 상승이 가파른 이유는 복합적이다. 먼저 서울 주택 시장의 공급 부족 여파가 경기도로 고스란히 전이됐다. 올해 4월 기준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년 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토막 난 상태다. 공급 절벽을 체감한 서울의 전세 세입자들이 비교적 정주 여건이 우수하고 준공 지연 리스크가 적은 경기 남부 친환경 신도시나 택지지구로 눈을 돌리면서 수요가 누적됐다. 규제지역을 피한 일부 투자수요 유입으로 매물이 잠기거나 호가가 높아지는 행위가 반복되어 임대차 시장의 불안정도 가중되는 상황이다.
보증금 마련이 어려워진 세입자들이 월세 시장으로 대거 내몰리면서 '전세의 월세화' 및 월셋값 동반 폭등 현상도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특히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용인 기흥, 수원 영통, 화성 동탄) 일대는 대기업 배후 임직원의 직주근접 수요가 탄탄해 월세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동탄 인근 오피스텔과 소형 아파트의 경우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는 120만~150만원 선의 매물이 주를 이루고 있고 이마저도 대기자가 줄을 잇는 모양새라는 것이 인근 업자들의 전언이다.
동탄역의 B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셋값 상승률이 매매가격 상승률을 상회하는 현상이 수개월 지속되면 임차인들이 '차라리 집을 사자'는 매수 전환 압박을 받게 된다"며 "임대차 시장의 불안이 올 하반기 매매가까지 연쇄적으로 밀어 올리는 도미노 효과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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