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국민대토론회] '핵심 쟁점' 종부세·실수요자 기준선 잡히나

  • 세제·대출·공급 얽힌 대책 기틀, 23일 대통령 토론회서 논의

  • '주택 수→합산 가액' 종부세 수술대…대출 사다리 복원 요구 분출도

서울 서초구 구룡산에서 바라본 도심 전경 20241005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서초구 구룡산에서 바라본 도심 전경. 2024.10.05[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정부가 세제와 금융을 망라한 부동산 종합대책을 검토 중인 가운데 23일 열리는 대통령 주재 부동산 국민대토론회가 향후 정책 방향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 전환과 초고가 주택 기준, 주택금융에서 실수요자를 어디까지 인정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토론회에서는 종부세 과세 기준을 현행 ‘주택 수’ 중심에서 보유 주택의 ‘합산 가액’ 중심으로 바꾸는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현재 제도는 고가 1주택자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주택 여러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에게 더 큰 세 부담을 지우는 구조여서 과세 형평성 논란이 이어져 왔다.

앞서 16일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도 주택 수보다 가액을 기준으로 보유세 체계를 재편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다만 기준 전환 자체와 실제 세 부담 조정은 별개 문제다. 초고가 주택 기준을 어디에 둘지, 실거주 1주택자의 부담을 어느 수준까지 인정할지에 따라 시장 반응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보유 부담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단기간에 세 부담이 커지면 임대료 전가나 조세 저항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는 집값 상승이 곧바로 현금 흐름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만큼 과세 강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보유세 강화가 매물 유도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앞세우면 정책 효과보다 시장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과세 형평성 차원에서 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세 인상 자체는 타당할 수 있으나, 세 부담 압박을 통해 다주택자나 고가 주택 보유자의 매물을 시장으로 이끌어내겠다는 접근은 정책적 오류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가 매물 유도라는 무리한 목표보다 가격 상승에 부합하는 정당한 과세 형평성 확보라는 명분을 바탕으로 국민과 소통해야 시장 반발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 분야에서는 대출 규제와 실수요자 보호의 경계가 쟁점이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부동산토론회 홈페이지에 접수된 국민 정책 제안은 총 3356건이다. 이 중 1449건이 주택금융 분야에 몰렸고, 주택공급은 1096건, 부동산 세제는 802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주택금융 제안 가운데 400여건은 ‘무주택’과 ‘실수요’ 관련 키워드를 포함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최초 주택담보대출 한도와 담보인정비율(LTV) 완화, 실거주 목적의 전세 퇴거자금 대출 한도 상향 등이 시장에서 거론되는 대표적인 완화 대상이다. 무주택 실수요자와 기존 주택 처분 조건부 갈아타기 수요를 같은 규제 틀로 묶는 것이 적절하냐는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진 점도 실수요자 논란을 키우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택구입자금 대출 한도를 기존 최대 6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췄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은행권 자체 관리까지 겹치면서 무주택자와 갈아타기 수요자 사이에서는 일괄 규제가 과도하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총량 관리와 부동산 시장 과열 차단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수요자 보호를 이유로 대출 규제를 넓게 풀 경우 다시 매수세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결국 무주택자, 생애최초 구입자, 기존 주택 처분 조건부 갈아타기 수요, 전세 퇴거자금이 필요한 집주인 등을 어느 범위까지 실수요로 인정할지가 관건이다.

공급 분야에서도 규제 완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정비업계는 도심 공급을 촉진하려면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와 용적률 인센티브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은 이주비 조달이 막히면 이주와 철거, 착공 일정이 순차적으로 늦어질 수 있어 금융 규제의 예외나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반면 정부 안팎에서는 과도한 규제 완화가 투자 수요를 자극하고 집값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공급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더라도 이주비 대출 완화와 용적률 인센티브 등이 시장에 줄 신호를 함께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토론회가 단순한 의견 수렴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세제는 과세 형평성과 시장 충격 완화, 금융은 가계부채 관리와 실수요 보호, 공급은 규제 완화와 공공성 사이의 기준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세제 완화나 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을 통해 먼저 거래가 순환될 수 있는 물량을 충분히 확보한 뒤 대출 완화를 병행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도심 공급의 핵심인 재개발·재건축 현장의 사업 속도를 늦추고 있는 이주비 대출 규제는 유연하게 조정해 숨통을 틔워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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