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5]'방만 운영 논란' 이북5도위, 조직 개편 기로 맞나



[앵커]
방금 보신 것처럼 북향민 출신으로 큰 주목을 받았던 지성호 함북도지사의 근태 문제와 업무추진비 부정 사용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이 문제를 직접 취재한 탐사보도팀 박승호 기자와 스튜디오에서 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 기자, 먼저 시청자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요, 이 '이북5도위원회'가 정확히 어떤 기관인지부터 간략하게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이북5도위원회는 법적으로 행정안전부 산하의 정부 기관입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직후인 1949년에 설립됐으니 올해로 77년이나 된 조직입니다.
우리 헌법상 영토 조항을 근거하고 있는데요. 미수복 지역인 황해도나 평안도, 함경도 같은 이북 지역을 상징적으로 관할하고 있습니다. 이 미수복 지역의 도지사나 시장을 임명해 실향민과 북향민을 지원하는 업무를 공식적으로 맡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번에 지성호 함경북도 지사가 점검 기간 중 '단 한 차례도' 정시 출근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됐죠. 차관급 고위 공직자로서 정무직 공무원은 원래 출퇴근이 이렇게 자유로운 겁니까? 아니면 복무 태만입니까?

[기자]
명백한 복무 기준 위반입니다. 인사혁신처 규정을 보면요, 차관급 공무원도 일반 공무원과 똑같습니다.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이 기본 원칙입니다. 공식 절차 없이 반복적으로 지각하거나 일찍 퇴근한 건 변명의 여지 없는 복무 태만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네. 이어서 돈 문제도 짚어보죠.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보니까 전체의 40%가 서울 근무지를 벗어났습니다. 특히 주말이나 금요일 저녁에 자택 근처 식당 등에서 집중 결제됐는데요. 지사 측은 "유의하겠다" 수준으로 해명했는데, 이런 부정 사용 의혹에 대해 기관 차원의 명확한 점검이나 사실 확인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지 지사의 집 근처 업추비 사용과 관련해서는 일부 시민단체에서도 "세금이 사적으로 쓰인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라며 기관 차원의 전반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사용 내역을 보면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가장 자주 결제된 곳이 자택 근처의 '양꼬치' 식당이었는데요. 왜 하필 양꼬치 집이었을까 의아하기도 합니다. 확인된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네, 지사 측 설명은 이렇습니다. 국내 정착 탈북민의 약 50%가 함경북도 출신인데요. 그들 대부분이 탈북과정에서 중국을 거쳐오게 되는 만큼 중국 음식에 친숙함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또 이분들이 인천 근처에 많이 거주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 지역 탈북민 모임에 참석해 격려하고 소통하는 Quran에서, 친숙한 요리를 파는 양꼬치집을 자주 이용하게 됐다는 해명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관용차 문제도 하나 더 짚어보겠습니다. 지 지사의 출근 실태도 도마에 올랐는데, 이북5도위는 작년에 관용차를 최고급 제네시스 전기차로 바꿨단 말이죠. 굳이 그렇게 최고급 차량이 필요했을까요?

[기자]
현재 정부 지침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친환경차를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합니다. 따라서 규정상 위반은 아닙니다.
다만 이번에 도입한 제네시스 G80 전기차는 공공기관 관용차 중에서도 최고가 차종에 속합니다. 다섯 대의 연간 임차료만 1억2440만 원입니다. 운전기사 인건비와 유류비 등은 별도로 책정돼 있습니다.

[앵커]
임차료만 매년 일억 이천만 원이 넘게 든다는 건데, 조직 규모에 비하면 예산 부담이 꽤 커 보이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이북5도위의 실제 실무 인력은 스물여덟 명에 불과합니다. 현장 사업도 매우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차관급 도지사 전원에게 최고급 대형 세단을 일괄 지급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앵커]
이처럼 지 지사 개인의 논란도 문제지만, 조직의 예산 구조를 보면 더 의아한 점이 있는데요. 한 해 예산이 106억 원인데, 진짜 도민 지원이나 북향민 정착을 위한 사업비는 겨우 21%인 22억 원뿐입니다. 무려 78%인 83억 원이 인건비와 조직 유지비로 쓰여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구조인데,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까요?

[기자]
납득하시기 어려우실 것 같습니다. 세금 100억원 중 80억이 조직 유지비에 사용되는 것입니다.
실효성 논란이 계속 나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정작 필요한 사업에 돈을 쓰기보단 도지사 1명당 연봉 1억 5천만원, 제네시스 G80 관용차와 기사, 십수억이 드는 명예 시장, 군수, 읍면동장 수당 등에 세금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분들이 실제로 하는 '행정 업무'는 정확히 뭡니까?

[기자]
사실상 실질적인 '행정력'은 없습니다. 이북 주민들에게 세금을 걷거나 서류를 떼줄 순 없으니까요.
주로 잊혀가는 이북 지역의 역사 자료를 조사하고 향토 문화를 보존·전승하는 역할, 그리고 실향민 사회의 의견을 듣는 상징적인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실질적 행정 권한이 없다 보니, 도민 사회 안팎에서조차 고액 연봉과 관용차 지원이 과하다는 비판이 계속 나오는 겁니다.

[앵커]
이같은 비판 속에서 이북5도청 운영에 대해서 그동안 여러 이야기가 나왔지 않습니까? 국회에서는 전면 폐지론과 도지사를 무보수 명예직으로 바꾸자는 법안이 맞서고 있죠?

[기자]
네. 전면 폐지론은 말 그대로 이북5도청 폐지를 촉구하는 것입니다.
'도지사의 명예직 전환'은 헌법상 상징성은 유지하되, 도지사를 명예직으로 전환해 차관급 예우에 들어가는 예산을 과감히 삭감하자는 겁니다. 그리고 아낀 돈은 실무 조직과 사업비로 돌리는 조직 개편을 하자는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가장 뼈아픈 건 실향민과 북향민 등 당사자들의 목소리 같은데요. 북향민 활동가나 실향민 2·3세대 인터뷰를 보면 "체육대회 가서 수건 한 장 받아오는 것 외엔 체감되는 게 없다", "존재 자체를 모른다"는 쓴소리가 많았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취재하면서 만난 실향민들은 평소에 기관의 존재나 지원을 전혀 체감하지 못하겠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대다수 도민이 알지도 못하는 상징적인 행사에 매년 수억씩 세금을 쓰지 말고, 차라리 예산을 줄여서 진짜 필요한 구호 단체에 지원하는 게 맞다는 냉정한 지적도 있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번 취재를 하면서 실향민과 북향민들과의 만남뿐만 아니라 이북5도청에서 도지사들을 직접 만나봤다고 들었습니다. 가서 어떤 이야기가 나왔나요? 특히 명계남 황해도지사는 임명된 후 언론에서 처음으로 이번 비판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고요.

[기자]
네, 저희는 정경조 평안남도지사와 명계남 황해도지사를 만났는데요. 지사들은 나름의 입장과 고충을 설명했습니다. 그들은 관용차나 업추비는 정당하게 사용되어야 한다고 밝히며, 실제 일정표와 회의록 등을 보여주며 실향민의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예산이 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오히려 예산이 부족하다고 해명했습니다. 인건비나 운영비 같은 '고정 비용'은 어쩔 수 없이 드는 필수 비용인데, 예산 총액이 적다 보니 상대적으로 사업비 비중이 적어 보이는 착시라는 주장입니다. 실향민과 북향민을 위해 향후 어떤 사업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설명한 후, 추진을 위한 실제 사업비가 더 필요하다고도 말했습니다.

[앵커]
네. 그런데 일각에서 나오는 도지사 명예직 전환 요구에 대해서는, 지사들이 행정가로서 우려하는 지점도 있다면서요?

[기자]
네, 정 지사는 도지사가 명예직이 된다면 다른 정부 부처와 협상할 때 힘을 잃게 된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정작 880만 실향민이 행정 사각지대로 내몰릴 수 있다는 사명감 섞인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네. 이번 보도를 통해 드러난 지성호 지사의 논란이 조직 전체의 신뢰 위기로 이어지지 않길 바랍니다. 이북5도위원회가 그 상징성에 걸맞은 책임감 있는 쇄신이 필요해 보입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탐사보도팀 박승호 기자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아주경제 탐사보도팀이 이북5도지사의 출근 실태와 업무추진비 사용 실태를 점검한 결과 지성호 함경북도지사의 근태 문제와 부적절한 업추비 사용 정황이 확인됐다 그래픽재미나이Gemini
아주경제 탐사보도팀이 이북5도지사의 출근 실태와 업무추진비 사용 실태를 점검한 결과, 지성호 함경북도지사의 근태 문제와 부적절한 업추비 사용 정황이 확인됐다. [그래픽=재미나이(Gem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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