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탐사기획] 북향민 한송이 "생소한 '이북5도위원회'…높은 '인식의 벽' 있어"

  • "북한에도 남한 지역 관리하는 기구 있었어…신선한 충격 받아"

  • "실향민 우리와 같은 뿌리, '고향 그리운 마음' 하나로 통하는 존재"

[편집자주]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려 합니다. 아주경제 탐사보도팀 ‘발품’은 20~30대 기자들이 현장으로 들어가 사람을 만나고 목소리를 기록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경제·산업·정치·사회·부동산·문화를 가르지 않고, 삶과 맞닿은 모든 현장을 추적합니다. 문제는 늘 그 자리에 있었지만,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고 끝까지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발품’은 보이지 않던 것을 드러내고, 들리지 않던 목소리를 끝까지 전하기 위해 한 번 더 확인하고 집요하게 묻겠습니다. 독자가 미처 닿지 못한 곳까지 대신 걸어가겠습니다.
 
경기도 광주시 한 카페에서 방송인 겸 유튜버 한송이씨가 아주경제 탐사보도팀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방효정 기자
경기도 광주시 한 카페에서 방송인 겸 유튜버 한송이씨가 아주경제 탐사보도팀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방효정 기자]


"이북5도위원회를 알리는 방식부터 달라져야 해요. 젊은 세대에 익숙한 채널로 더 쉽게 다가와 주면 좋겠어요"

2014년 남한 땅을 밟은 한송이씨(34)는 현재 방송과 유튜브 채널 '한송이TV'를 통해 활동 중이다. 정착 초기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북한의 현실과 북향민의 삶,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누리는 자유의 소중함을 대중과 나누고 있다. 한씨는 북한에서 겪었던 개인의 경험과 북한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오해를 바로잡으며 남북한 사람들이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소통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아주경제 탐사보도팀은 지난 20일, 한씨를 만나 젊은 세대 북향민의 시각에서 바라본 이북5도위원회의 역할과 인식을 들어봤다.

한씨는 이북5도위의 존재를 알게 됐을 때 느꼈던 신선한 충격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북한에서도 남한 지역을 관리하고 향후 재건 역할을 부여하는 성격의 기구가 있었다"며 "남북이 각자 상대 지역에 대한 행정 기구를 두고 있다는 점이 신기하면서도 인상 깊었다"고 회상했다.

한씨는 이북5도위가 추진하는 북향민 지원과 다양한 북한 관련 사업들을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정의했다. 한 씨는 "이러한 사업들이 활발해질수록 통일에 대해 부정적인 분들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통일 이후 대한민국이 마주할 고민을 해소하고 준비해 나가는 과정을 대중에게 잘 홍보한다면 이북5도위의 역할이 더욱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변화 속에서 이북5도위원회가 상징적 차원을 넘어 통일을 대비하는 기구로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기구의 상징성과 달리 젊은 세대가 체감하는 실질적인 인지도는 여전히 낮다는 게 한씨의 생각이다. 그는 "젊은 북향민들 사이에서는 이북5도위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며 주변에서 느끼는 인식의 벽을 전했다. 그러면서 "행정기관인 이북5도위와 민간 단체인 이북오도민회를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괴리를 메우기 위해 "기관의 정체성을 알리는 방식부터 달라져야 한다"며 "유튜브나 SNS 등 젊은 세대에 익숙한 온라인 채널을 통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필요하다면 본인 역시 유튜브 활동을 통해 이북5도위의 취지와 사업을 젊은 세대에게 알리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인지도 개선과 함께 프로그램의 질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한씨는 이북5도위가 젊은 세대의 북향민들의 실제 삶과 연결되는 참여의 장을 마련해 주길 바라고 있다. 그는 "북향민의 진로와 취업, 창업은 물론 콘텐츠 활동이나 심리적 안정 같은 구체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며 "우리 세대의 북향민은 도움을 받는 대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도 강조했다. 이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북5도위가 추진하는 가족결연 및 문화 체험 사업에 대해서도 '지속성'을 전제로 한 변화를 기대했다. 한씨는 "북향민들은 남한 사회 정착 과정에서 외로움이나 정서적 단절감을 느낄 때가 있다"며 "이때 같은 고향의 뿌리를 가진 이북도민과 연결되는 것 자체가 정서적으로 큰 위로가 될 수 있다"고 사업 취지에 공감했다. 다만 "일회성 만남 위주의 행사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며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교류 구조를 만들고 세대 차이를 줄이며 정서적 지지를 꾸준히 나눌 수 있는 지속적인 관계 형성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을 이었다.

마지막으로 한씨는 실향민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시대와 과정은 달라도 고향을 떠나 새로운 사회에 삶을 일군 실향민 어르신들과 우리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 하나로 통한다"며 "같은 뿌리를 가진 분들과의 만남은 '나만 이런 마음이 아니구나'라는 공감을 자아내고 정착 과정에서 큰 정서적 안정과 용기를 준다"고 말했다. 이러한 세대 간의 유대감을 바탕으로 이북5도위가 서로의 삶을 지지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되어주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이북5도위원회의 조직 운영 현황과 역할 재정립의 필요성을 짚어보는 심층 기획 보도는 '[아주 탐사기획] 출근 늦고 업추비는 자택 인근…이북5도위 존폐론 재점화'를 통해 이어집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