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증시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25일 증시에서 3% 가까이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6만5000선을 넘어섰다.
이날 오전 10시10분 현재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868.57포인트(2.95%) 급등한 6만5207.64에 거래되고 있다. 일본증시 시총 1위 도요타가 4% 가까이 오르는 것을 비롯해 시총 2위인 소프트뱅크가 5% 이상 오르며 증시 급등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증시에서 반도체 업종이 강세를 보인 것과 함께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에 근접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는 형국이다.
다만 이같은 증시 랠리가 지속적으로 순탄하게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고, 이는 장기금리 상승 압력으로 번지고 있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가 29년 만의 고점권에 들어선 것도 이런 부담을 키웠다. 중동 정세 악화에 대응한 일본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규모가 3조 엔 수준으로 전해지며 재정 불확실성은 일부 줄었지만, 글로벌 물가 상승 압력은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을 동시에 짓누르는 요인으로 남아 있다.
이번 주 일본 증시의 관심은 닛케이평균이 사상 처음으로 6만 5000선 위로 확실히 올라설 수 있느냐에 쏠려 있다. AI·반도체 관련주가 상승세를 이어가면 최고치 경신 흐름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주 일본 증시는 주 초반 금리 상승 부담에 흔들리며 닛케이평균이 20일 한때 6만선을 밑돌았다. 하지만 미국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와 오픈AI의 상장 신청 보도를 계기로 AI·반도체 관련주에 다시 매수세가 유입됐다. 시장에서는 미국 기술주가 크게 흔들리지 않는 한 중동 정세 불안에도 일본 증시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변수로 남아 있다. 닛케이는 추가경정예산안의 규모가 전해지면서 재정 불확실성은 다소 줄었지만, 시장이 반영하는 일본은행의 6월 금리 인상 확률은 약 80% 수준이라고 전했다. 채권시장에서는 당분간 10년물 국채 금리가 2.75~2.82%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간포생명보험의 이와하라 히로토 시장운용부 과장은 닛케이에 “금리가 더 오르지 않는 것이 주가 상승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본은행의 대응이 물가 상승 압력에 뒤처질 경우 금리 상승이 엔화와 주식 매도로 번지는 ‘일본 매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외환시장에서는 엔화 약세와 일본 당국의 대응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엔화 가치는 지난주 한때 1달러=159엔 30전대까지 떨어지며 160엔 선에 바짝 다가섰다.
미국 통화정책도 엔화 흐름을 좌우할 변수다. 22일 취임한 케빈 워시 신임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내달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부터 회의를 주재한다. 인플레이션 우려를 이유로 Fed 고위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잇따르면 미일 금리차 확대 전망이 커지며 엔화 약세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4월 말~5월 초 골든위크 연휴 기간 중 엔 매수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일본 재무성은 29일 외환시장 개입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160엔 선이 가까워질수록 당국이 다시 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지고 있어, 엔화가 추가로 급락하기보다는 약세권에서 등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원유 시장도 불안 요인으로 남아 있다. WTI 선물 가격은 지난주 한때 배럴당 109달러대까지 올랐다가 미·이란 종전 협상 기대에 100달러 안팎으로 내려왔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 등 핵심 쟁점이 남아 있어, 협상 흐름에 따라 가격이 다시 출렁일 수 있다. 금값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미·이란 종전 협상이 진전될 경우 안전자산 선호가 약해질 수 있어서다. 다만 금값이 온스당 450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는 가운데, 이 수준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는 투자자들이 있어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AI·반도체 기대감은 일본 증시를 떠받치는 버팀목이다. 그러나 금리 상승과 엔화 약세, 유가 변동성이 동시에 불거지면서 이번 주 랠리의 지속 여부가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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