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뜨거운 감자' 전북지사 선거...김관영 강세에 與 '비상'

  • 후보 등록 후 첫 주말...전북 민심은 '고민 가득'

  • 與 전북 총공세에도 '도정 연속성'·'동정론' 커

연등회 행렬에 참여하는 시민들과 전북지사 후보들 사진박승호 기자
연등회 행렬에 참여하는 시민들과 전북지사 후보들 [사진=박승호 기자]

6·3 지방선거 본선 대진표가 완성된 가운데 예상치 못한 지역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바로 전북특별자치도다. 전북은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이다. 1995년 민선 지방선거 도입 이후 민주당계 정당 후보가 전북지사를 놓친 적이 없다. 하지만 최근 김관영 무소속 전북지사 후보의 돌풍이 거세지며 정치권에 새로운 역사가 쓰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아주경제 탐사보도팀과 ABC는 후보 등록 후 첫 주말인 지난 16일과 17일 양일간 전북 전주를 찾아 전북도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 특히 부처님 오신 날 행사로 전북 각지에서 많은 사람이 몰린 만큼 다양한 의견을 접할 수 있었다.
 
'제명'·'영구복당 불허' 엄포에도..."한번으론 부족해" 김관영 향한 지지 여전
 
김민재 기자가 16일 행사 참여자들과 인터뷰를 나누고 있다 사진최인혁 기자
김민재 기자가 16일 행사 참여자들과 인터뷰를 나누고 있다 [사진=최인혁 기자]

아주경제 탐사보도팀이 만난 상당수의 전북 시민들은 "기회를 한 번 더 줘야 한다"며 무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한 김 후보를 향해 변함 없는 지지를 보였다.

전북 전주에 거주하는 80대 최점순씨는 "한 번 하면 대업을 못 이루지 않냐"며 "두어 번은 기회를 더 줘야 한다"고 도정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이어 최씨는 "김 후보는 지역 조직이 탄탄하다"며 "(무소속 출마여도) 김 후보가 조직이 있으니 유리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60대 고경애씨도 "김 후보가 그래도 지난 4년 고생 많았다"며 "기회를 더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식사비 대납' 이원택 vs '현금 살포' 김관영 사법리스크에..."선거 직전까지 고민"
유력 후보들이 나란히 사법 리스크를 안고 선거전에 뛰어들면서 유권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60대 택시기사 노태섭 씨는 “누구를 뽑아야 할지 굉장히 고민된다”며 “전주 같은 경우 민주당 후보에 대한 선호가 높은 편인데, 두 후보 모두 불미스러운 일이 있는 만큼 선거 직전까지 상황을 면밀히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이원택 민주당 후보와 김 후보 모두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18일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따르면 경찰은 현재 이 후보와 김 후보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후보는 지난해 11월 전주시 완산구 한 음식점에서 민주당 청년 당원과 기초의원,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 종업원 등에게 차비와 봉사료(팁)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민주당이 김 후보를 제명한 이유다.

이 후보 또한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각각 모임 식사 비용을 참석자에게 대신 결제하도록 했다는 이른바 ‘식사비 대납’ 의혹을 받고 있다.
 
"정청래 대표가 잘못했지"...민주당 지도부를 향한 비판도
한편 민주당 지도부의 결정이 공정하지 못해 전북지사 선거를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있었다.

전북 전주에 거주하는 김산옥(69)씨는 "이번 선거만 생각하면 너무나도 화가 난다"며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이번 결정이 공정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씨는 "김 후보에 대한 의혹이 나오자마자 변명할 기회도 없이 제명한 반면 이 후보는 식사비 대납 논란이 나왔음에도 후보로 선출하지 않았냐"며 "똑같이 제명을 하던가 똑같이 경선의 기회를 줘야 했다. 김 후보가 꼭 당선됐으면 좋겠다"며 민주당 지도부를 향한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김씨와 함께 식사를 하고 있던 유효선(69)씨도 김씨의 발언에 호응하며 "전라도도 이제 무조건 민주당만 찍는 것은 아니다"며 "이번 선거는 인물을 보고 평가를 해 뽑을 것인데 선거를 떠나 이번에 (민주)당의 후보 선출 과정은 너무 잘못됐다"고 덧붙였다.
 
'李 39.7%-金 43.2%' 여당 프리미엄 실종에 불꽃 튀는 전북
전북 지원 사격 나선 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전북 지원 사격 나선 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투표일이 다가옴에 따라 이 후보 측과 김 후보 측의 공방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가 여당 프리미엄을 상쇄하며 이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자 민주당 내부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9~10일 전북 거주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전북지사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김 후보 지지 의견은 43.2%, 이 후보 지지 의견은 39.7%가 나왔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주말 이 후보를 향한 전폭 지원에 나섰다. 16일 전주 전라감영에서 개최된 연등회 행사에는 해당 지역 국회의원인 이성윤 민주당 최고위원이 이 후보와 함께 유세를 펼쳤다. 

또 정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는 17일 오전부터 전북 익산시 소재 나바위성당, 박지원 전북 군산김제부안을 재선거 후보자 선거사무소 개소식, 전주대에서 열린 전북도당 선대위 발대식 일정 등을 이 후보와 함께 챙겼다.

이날 일정 중 정 대표는 "전북지사, 군산시장, 익산시장, 광역의원, 기초단체장이 모두 민주당인데 그중 하나가 민주당 소속이 아니라면 손발을 맞춰서 일하는 데 불편함이 있지 않겠느냐"며 이 후보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김관영 무소속 전북지사 후보가 16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최인혁 기자
김관영 무소속 전북지사 후보가 16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최인혁 기자]

반면 지지율 상승세에 힘 입은 김 후보는 전북지사 재선에 성공해 당 지도부와 맞서 싸우겠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는 16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복당 역사를 보면 영구 복당 불허라고 했음에도 영구 불허된 사람이 있는가"라며 "(선거에서 승리해) 8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교체 선봉에 서겠다"며 복당을 시사했다.

한편 기사에 나온 여론조사는 뉴스1 전북취재본부 의뢰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자동응답 조사(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최대 허용오차 ±3.1%p, 응답률은 14.8%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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