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쓰는 척만 잘 하는 기업들…직원은 점수로, 기업은 해고로 '포장'

  • 아마존 토큰맥싱 행태 확산…메타·MS도 동일 패턴

  • 가트너 "AI 감원 기업, ROI 높은 기업과 불일치"

AI로 만든 이미지 사진MS코파일럿
AI로 만든 이미지 [사진=MS코파일럿]

"AI를 잘 써야 살아남는다, 그렇다면? 쓰는 척만 잘하자"

인공지능(AI) 도입 성과를 부풀리는 'AI 워싱' 현상이 기업 조직의 위아래를 동시에 관통하고 있다. 직원들은 AI 사용 점수를 높이려 불필요한 작업을 AI에 돌리고, 경영진은 수익성이 없는데 AI를 구조조정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IT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사내 AI 에이전트 플랫폼 '메시클로'를 도입하면서 개발자의 80% 이상이 매주 AI 툴을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직원별 토큰 소비량을 사내 리더보드로 추적했다.
 
토큰은 AI 모델이 처리하는 텍스트 단위로, AI를 많이 활용할수록 소비량이 늘어난다. 메시클로는 코드 배포 시작, 이메일 분류, 슬랙 메시지 자동 처리 등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하기 위해 설계됐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이 AI를 활용하지 않아도 되는 작업까지 AI를 활용하는 '토큰맥싱' 행태가 포착됐다. 

AI를 인사고과에 반영하며 단순히 사용 횟수만 늘린 것이다. 지난달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에서도 유사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기업 차원의 AI 워싱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연매출 10억 달러 이상의 글로벌 기업 임원 3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AI·자율화 기술을 도입한 기업의 80%가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그러나 AI를 명분으로 감원을 실시한 기업 대다수의 투자수익률(ROI)은 낮았다. 성과가 좋은 기업일수록 감원 대신 AI를 생산성 향상 도구로 사용하고 있었다.
 
아웃플레이스먼트 전문기업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에 따르면 올해 AI를 이유로 한 해고 건수는 이미 4만9135건으로, 2025년 연간 수치에 육박했다. 3·4월에는 AI가 해고의 주요 원인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측정 지표가 목표가 되는 순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게 된다는 '굿하트의 법칙'의 전형적 사례다. 토큰 소비량이든, 감원 발표든 'AI를 하고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는 외부 압박이 실질 성과보다 수치 관리를 우선시하게 만드는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다.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올 2월 "어차피 했을 해고를 AI 탓으로 돌리는 AI 워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도 당초 "AI가 화이트칼라 초급 직군의 절반을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현재는 이 발언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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