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뷰] 흔들리는 서울민심…오세훈의 반격, 정원오의 불안

김두일 선임기자
김두일 선임기자

 서울의 공기도 영남과 같이 달라지고 있다. 숫자는 아직 정원오 후보가 오차 범위내에서 앞선다. 물론 전문가들은 오차 범위란, 과학적으로 '같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선거를 오래 본 사람들은 안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숫자가 아니라 추세를 봐야 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후보는 불과 몇 주 사이 격차를 절반 수준으로 좁혔다. 정치권에서 말하는 이른바 '골든 크로스' 가능성이 현실 정치의 언어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서울은 원래 마지막까지 흔들리는 도시다. 전국 선거에선 진보 성향이 강해 보이다가도, 막상 지방선거가 되면 "누가 서울을 운영할 수 있는가"를 다시 따져 묻는다. 감정보다 생활, 이념보다 도시경영 능력을 보는 유권자가 많다. 그래서 서울 선거는 늘 어렵다. 그래서 끝까지 모른다.
 
 이번 선거 역시 그렇다. 현장 분위기를 보면 민주당 조직력은 확실히 강하다. 서초·강남 같은 전통 보수지역 조차 민주당 후보들의 움직임은 매우 적극적이다. 거리에서 뛰고, 주민을 만나고, 골목을 누빈다. 반면 국민의힘은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얼핏 보면 민주당이 훨씬 유리해 보인다.
 
 그런데 이상한 장면이 있다. 유권자들의 표정이다. 서울 곳곳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열심히 움직이는 데도 시민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차갑다. 냉담하다. 무관심에 가깝다. 이를 보면 확실히 분위기가 묘하긴 하다. 마치 '한번 더 지켜보겠다'는 거리감 같은 것이 느껴진다.
 
 이는 이재명 정권 출범 이후 이어진 여러 혼선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부동산 정책의 혼란, 공소취소 논란, 지나친 정치 투쟁적 오만함 등이 대표적이다. 집권 1년도 채 되지 않은 정권이 벌써 피로감을 노출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민주당을 쉽게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진보 진영은 위기감을 느끼는 순간 놀라운 결집력을 보여왔다. 역대 선거에서도 늘 그랬다. 특히 서울은 투표율이 올라갈수록 민주당이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실제 현장에서 느껴지는 민주당 지지층의 적극성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오세훈 후보 측이 지금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낙관론이다. 오차범위 진입은 승리가 아니라, 진짜 싸움이 시작됐다는 신호에 가깝다.
 
 그러나 오세훈 후보에게 분명 유리한 지점도 있다. 바로 '검증'이다. 정원오 후보는 아직 서울 전체 유권자에게 충분히 검증된 인물이 아니다. 선거 막판 어떤 새로운 논란이나 변수, 이른바 '숨겨진 함정'이 언제 튀어나올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
 
 성동구 행정 경험은 있지만,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를 운영할 준비가 돼 있는 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된 각종 의혹과 정책 혼선에 대해 명쾌하게 답하기보다, 공개 검증 국면에서 회피적으로 대응한다는 지적이다.
 
 폭설 대응 논란, 칸쿤 출장 문제, 재개발·교통 공약의 실현 가능성, 성동구 스마트쉼터 예산 문제 등 유권자들이 궁금해하는 사안이 적지 않은데도, 정 후보는 때때로 원론적 답변이나 정치적 공세로 넘기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는 '이미지'가 아니라 '검증'의 무대다. 유권자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후보의 태도와 설명 능력을 지켜볼 것이다.
 
 반면 오세훈은 서울시장만 이미 네 번 했다. 국회의원도 했고, 낙선도 두 번 경험했다. 정치적으로는 사실상 해부가 끝난 인물이다. 좋아하는 사람도, 싫어하는 사람도 이미 다 안다. 새롭게 터질 것이 없을 것 같다.
 
 정치에서 검증은 양날의 칼이다. 상처도 남지만 안정감도 준다. 특히 서울 같은 거대한 도시에서는 '익숙한 유능함'이 생각보다 강한 무기가 된다. 시민들은 혁명가보다 관리자에게 표를 줄 때가 많다.
 
 그렇게 때문에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단순한 진영 대결이 아니다. '결집력'과 '안정감'의 싸움이다. 민주당은 조직과 열기로 밀어붙일 것이고, 오세훈은 경험과 도시 운영 능력으로 맞설 것이다.
 
 지금 흐름으로 보면 골든 크로스 가능성은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동시에, 서울 선거에서 마지막 일주일은 늘 예측을 배반해왔다. 그래서 오세훈 캠프가 끝까지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서울은 언제나 마지막에 마음을 바꾸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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