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상 칼럼] AI 전쟁의 최전선에 선 기업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방중 동행을 요청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팀 쿡 애플 CEO도 함께 베이징행 명단에 포함됐다. 이제 정상회담 수행단의 중심에는 외교관이 아니라 빅테크 경영자들이 선다. 기술기업 CEO가 국가 전략의 전면에 등장하는 시대다.
 
과거 미·중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무역과 안보, 환율과 군사 문제였다. 지금은 다르다. 반도체와 AI, 공급망과 데이터가 외교의 중심으로 올라왔다.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 CEO의 방중 여부를 직접 챙기는 장면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AI 반도체 기업 하나의 움직임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현실을 보여준다.
 
엔비디아는 이제 단순한 그래픽칩 회사가 아니다. 글로벌 AI 패권 경쟁의 핵심 인프라 기업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할 때마다 엔비디아의 실적과 전략은 곧바로 세계 시장을 흔든다. 반대로 중국 역시 미국 기술기업과의 관계를 더 이상 민간 비즈니스 차원으로만 보지 않는다. 기술기업이 곧 전략 자산이 됐다.
 
흥미로운 것은 기업인들의 위치 변화다. 한때 글로벌 기업은 국경을 초월한 존재처럼 행동했다. 시장과 효율이 최우선 가치였다. 그러나 미·중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이제 빅테크 CEO들은 자국 정부의 전략적 이해와 분리된 채 움직이기 어렵다.
 
한국에서도 반도체와 배터리, 조선과 AI 산업은 더 이상 경제 영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외교와 안보, 통상 전략이 동시에 얽혀 있다. 기업 경쟁력과 국가 전략을 따로 떼어 설명하기 어려운 시대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 일본은 첨단기업을 국가 전략의 중심축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기업을 규제와 관리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법과 원칙은 중요하다. 그러나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전략산업 기업을 어떤 방식으로 보호하고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국가 차원의 고민도 함께 필요하다.
 
젠슨 황의 방중 동행은 단순한 경제 뉴스가 아니다. 기술기업 CEO가 대통령 전용기에 함께 오르는 장면은 세계 질서가 이미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국가 경쟁력은 군사력이나 외교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어떤 기술기업을 보유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기업을 국가 전략과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새로운 힘의 기준이 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2026_외국인걷기대회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