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영의 재테크루] 선거판 오른 펫보험…집사들 병원비 부담 줄어들까

  • 반려동물 평균 치료비 1년 새 두 배…펫보험 인지도 높지만 가입률 저조

  • 진료비 편차·노령견 보장 한계에 소비자 체감도 낮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양육 가구가 늘었지만 병원비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도 펫보험 지원 공약이 등장하면서 반려동물 의료비 문제가 생활 밀착형 의제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는 최근 반려동물 진료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펫보험 지원 공약을 제시했다. 창원시가 유기견 입양 가구에 지원하고 있는 펫보험을 전(全) 도민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후보 시절 반려동물 의료비 부담 완화와 펫보험 활성화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 펫보험이 반복적으로 거론되는 것은 반려동물 병원비가 더이상 일부 보호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반려동물 치료비는 느는데···가입률은 1~3%
12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평균 치료비는 146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78만7000원과 비교하면 1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예방접종이나 정기검진뿐 아니라 피부질환, 슬개골 수술, 치과 치료 등 예상치 못한 진료가 반복되면서 병원비가 가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험 수요도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펫보험 신계약 건수는 2021년 2만6383건에서 3년새 5배 증가한 12만9714건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보유계약은 5만1727건에서 25만1822건으로, 원수보험료는 213억원에서 1287억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실제 가입률은 여전히 낮다. KB금융지주 조사에서 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91.7%는 펫보험을 알고 있다고 답했지만 보험 가입 가구는 12.8%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실제 펫보험 가입률이 올해 기준 1~3%대에 머문 것으로 보고 있다. 스웨덴은 40%대, 일본과 영국은 20%대 수준으로 알려진 것과 비교하면 국내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소비자들이 펫보험 가입을 주저하는 이유는 보험료 부담과 보장 한계다. 특히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는 노령기에 보장이 축소되거나 가입 조건이 까다로워지는 구조가 문제로 꼽힌다. 보험사들이 최근 가입 연령을 확대하고 있지만 이미 고령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에게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물병원별 진료비 편차도 걸림돌이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지난해 전국 동물병원 3950곳의 진료비를 조사한 결과 초진료는 지역별로 1000원에서 6만1000원까지 최대 61배 차이를 보였다. 초음파 등 영상검사 비용도 최대 32.5배 격차가 났다. 같은 질환이라도 병원마다 진료비가 크게 다르면 보험사가 손해율을 예측하기 어렵고, 보험료 인하나 보장 확대에도 한계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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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표준수가제 필요…지자체, 지원사업 먼저 찾아봐야
정부가 공익형 진료비 표준수가제 도입과 진료비 정보 공개 범위 확대를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병원별 가격 격차를 줄이고 진료비 투명성을 높여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수의업계는 획일적인 가격 기준이 의료 자율성을 침해하고 의료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이미 반려동물 의료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지원사업을 운영 중이다. 경기도는 '입양동물 안심보험 무한돌봄'을 통해 입양동물 보험 가입을 지원하고 있으며, 대전시는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반려동물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강남구도 유기동물 안심보험 지원사업을 통해 입양 동물 보험료 지원에 나섰다.

펫보험 가입을 고민하는 보호자라면 민간 보험 상품만 살피기보다 거주 지역의 지원사업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거판에 오른 펫보험 공약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민간 보험과 공공 지원, 진료비 투명화가 함께 맞물려야 한다"며 "그래야만 집사들의 병원비 부담도 실질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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