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차기 파생상품시장본부장(부이사장) 선임을 두고 노조가 전면전에 나섰다. 신임 본부장으로 한구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사실상 확정되자, 노조는 '낙하산 임명'에 반대하는 출근 저지 투쟁을 예고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한 전 부원장보를 신임 파생본부장 후보로 단독 추천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거래소는 오는 13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선임 절차를 마무리하고 18일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거래소지부는 주주총회 바로 다음 날이자 한 후보자의 첫 출근일로 예상되는 14일부터 사옥 진입을 막는 '출근 저지 투쟁'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지난 11일 오전 긴급 대책 회의를 열어 이 같이 확정했다.
노조 관계자는 "자본시장 선진화를 외치면서 정작 파생상품 전문성이 전무한 금감원 출신 인사를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는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며 "14일부터 출근 저지를 포함한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인사를 둘러싸고 한 후보자가 과거 금감원 재직 시절 보여준 조직 관리 방식과 평판 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적격성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한 후보자는 과거 금감원 부서장 재직 시절, 부서원들이 작성하는 '리더십 평가' 점수가 낮게 나오자 내부 알림 등을 통해 직원들을 사실상 협박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그는 "리더십 평가 점수가 나빠 인사실 주의를 받았다"며 "직원들이 계속 이런 식이면 앞으로 '막장' 부서장들이 실제로 어떤 짓을 하는지 직접 보여드려야 하나 고민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발언은 하위 등급 평가를 남긴 부서원들에게 보복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돼 당시 금감원 내부에서도 '직장 내 괴롭힘'이자 고압적 갑질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여기에 금감원 검사역 시절, 피감기관을 상대로 한 과도한 검사 여파로 해당 기관 담당자가 극단적 선택을 했던 과거 전력까지 다시 회자되며 내부 반발 수위는 높은 상황이다.
거래소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파생상품시장본부는 고도의 전문성과 함께 부산 본사 직원들과의 소통이 중요한 조직인데 과거 하급자나 피감기관을 대했던 고압적인 태도가 거래소에서도 재현될까 봐 우려하는 목소리가 매우 깊다"고 전했다.
정부가 공직자윤리위원회를 통해 금감원 출신 퇴직자들의 재취업 심사를 강화하는 추세지만 거래소가 공직유관단체임에도 세부 요건상 취업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 사각지대라는 점을 악용해 낙하산 인사를 강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거래소 측은 "내외부 적임자를 찾는 절차를 거쳤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노조가 주총 직후인 14일부터 실력 행사를 예고함에 따라 신임 본부장 선임 및 취임 과정에서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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