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폐지 법안을 둘러싸고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장특공제가 폐지될 경우 양도세가 최대 5배까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장특공제 대신 평생 2억원 세액공제로 대체하면 이동수요가 억제되고, 시장이 경직되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우려했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장특공제가 폐지될 경우 장기 1주택자의 세 부담이 현재보다 적게는 3배, 많게는 5배까지 급증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특히 고가 주택일수록 부담해야 하는 세액 규모가 가파르게 오를 전망이다.
앞서 윤종오 진보당 의원 등 범여권 의원 10명은 현행 최대 80%에 달하는 장특공제를 전면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법은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양도가액이 12억원을 초과한 주택에 한해 10년간 거주한 후 팔면 양도차익의 최대 80%를 공제하고 있다. 반면 개정안은 장특공제를 전면적으로 폐지하는 대신 3년 이상 보유 시 인당 평생 세액 공제 한도를 2억원에 한정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동일하게 15억원에 매입한 주택을 30억원에 팔 경우 실제 세금이 부과되는 9억원의 양도차익에 대해 현재는 장특공제에 따라 5226만원의 세액만 납부하면 된다. 하지만 개정안에 따라 부담해야 하는 양도세액은 1억5511만원이다. 기존보다 3배 가까이 불어난 수준이다. 당초 법안의 취지는 양도가액이 15억원 이상 고가 주택에 대한 과도한 혜택을 줄이고, 수도권 집값 억제를 유도하겠다는 것이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법안이라고 지적한다.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은 이미 12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국회 입법 예고 사이트에는 법안 공개 이후 불과 열흘 만에 1만6000건이 넘는 의견이 등록됐다. 최근 발의된 법안 중에서는 이례적이다. 특히 은퇴 후 소득이 없는 고령 실거주자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동작구의 한 70대 시민은 "30년 넘게 한 집에서 일하며 세금 꼬박꼬박 낸 게 무슨 투기냐"며 "집 팔고 세금 내고 나면 같은 동네 작은 평수로도 못 가는데, 죽을 때까지 이사 가지 말고 갇혀 살라는 법"이라고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장특공제 폐지가 조세 원리에도 어긋난다고 입을 모은다. 장특공제는 수십 년간의 물가 상승에 따른 '명목상 이익'을 과세 대상에서 제외해주고, 실현되지 않은 이익에 대한 과세 부담을 조정해준 장치이기 때문이다. 이날 더불어민주당도 양도세 장특공제 제도 개편과 관련해 "당에서 세제 개편은 검토한 바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생애 한도 2억원의 정액 공제로 대체하는 방안은 명목금액을 고정함으로써 시간이 갈수록 실질 공제 효과가 잠식되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며 "1주택자가 더 나은 주거환경으로 이동할 때 수반되는 취득세·이사비용·주택 가격 차이까지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1주택자의 자발적 이동 수요를 억누르고 거래 시장을 경직시키는 부정적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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