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일본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의 지표가 되는 신규 발행 10년물 국채 유통 수익률이 전 거래일 대비 0.045%포인트 상승한 2.425%를 기록하며 종가 기준 약 2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는 과거 대장성(현 재무성) 자금운용부가 국채 매입 중단을 결정하며 금리 급등(채권 가격 하락)이 나타났던 1999년 2월 '자금운용부 쇼크(당시 2.440% 기록)'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같은 날 5년물 국채 금리 역시 1.825%를 기록하며 과거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일본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이번 금리 폭등의 일차적인 배경으로는 일본은행(BOJ)이 같은 날 발표한 4월 지역경제보고서(사쿠라 리포트)가 꼽힌다. 일본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2026년도에도 2025년도와 비슷한 수준의 임금 인상을 전망하는 기업이 많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렌고)가 집계한 2026년 춘투(봄철 임금 협상) 3차 결과에 따르면 전체 평균 임금 인상률은 5.09%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기업도 5.0%의 높은 인상률을 유지했는데 이 기세가 여름 최종 집계까지 이어진다면 중소기업 기준으로 199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처럼 견고한 임금 인상 기조가 물가 상승을 부추겨 일본은행이 조기에 금리 인상(통화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채권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추가 상승 전망이 우세하다. 도우케 에이지 SBI증권 수석 채권 전략가는 "2.4%는 통과점일 뿐"이라며 "장기금리는 향후 1~3개월 이내에 2.5%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묘한 점은 금리가 이처럼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엔화 가치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면 해당 국가 통화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져 가치가 오르는 것이 경제 상식이지만, 현재 일본 시장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헤지펀드 등 투기 세력의 엔화 매도(숏 포지션) 규모는 3월 31일 기준 약 9100억 엔(약 8조5756억원)으로 1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투기 세력은 일본이 원유 수입의 9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유가 상승이 일본의 무역 적자를 확대해 엔화 가치를 더욱 떨어뜨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3월 한 달 동안 엔화 가치는 달러당 약 2.80엔 하락하며 한때 160엔대 중반까지 밀려났다.
이러한 '나쁜 인플레이션'의 징후는 일본 경제의 허리인 중소기업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일본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올해 임금 인상을 예정한 중소기업 중 69%가 실적 개선이 수반되지 않은 '방어적 임금 인상'을 택하고 있다. 인력 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임금을 올리고는 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온전히 전가하지 못하는 중소기업들은 인건비 부담이 한계치에 달했다는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일본은행은 오는 27~28일 개최되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이러한 임금 및 물가 동향을 살피는 한편, 중동 정세 악화가 경제와 물가 양면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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