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선 '칼바람' 밖에선 '봄바람'…해외 매출비중이 가른 식품업계 고용 성적표

  • 주요 식품사 11곳 중 8곳 인력 감축

  • 삼양·오리온 수출 호조에 채용 확대

삼양식품 밀양2공장 내부 모습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 밀양2공장 내부 모습 [사진=삼양식품]

국내 식품업계의 고용 지형도가 ‘해외 매출 비중’을 기준으로 갈렸다. 내수 시장에 갇힌 기업들은 쪼그라든 소비와 원가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반면 해외에서 돈을 버는 기업들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신규 채용을 늘리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식품기업 11곳 가운데 8곳의 전체 직원 수가 감소했다. 정규직 기준으로는 오리온과 삼양식품을 제외한 9개 기업이 인력을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별로 보면 롯데웰푸드의 인력 감축 폭이 가장 컸다. 2025년 말 기준 롯데웰푸드의 전체 직원 수는 5825명으로 전년보다 724명(11.1%) 줄었다. 롯데칠성음료는 499명(8.7%) 줄어든 5217명을 기록했고, 오뚜기는 3388명으로 72명(2.1%) 감소했다. 하이트진로 역시 102명(3.4%%)이 줄며 감원 기조를 보였다. 대상도 전체 직원수가 199명 빠져나가며 3.8%의 감소율을 보였다.

이 같은 인력 감축 배경에는 수익성 악화가 자리하고 있다. 제반 비용 상승에도 가격 인상이 막히고 소비까지 위축되자 기업들이 고정비 비중이 큰 인건비를 조절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주요 식품사들의 작년 영업이익은 일제히 뒷걸음질 쳤다. 롯데웰푸드 영업이익은 1095억원으로 전년 대비 30.3% 급감했고, 롯데칠성음료와 오뚜기 역시 각각 9.6%, 20.2% 줄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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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일부 기업들은 지난해 구조조정에 나서기도 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창립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롯데웰푸드 역시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올해도 추가 신청을 받는 등 감원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문제는 올해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올해 3월 들어 라면과 식용유, 빵, 제과 등 주요 품목 가격이 줄줄이 인하되면서 수익성 압박은 더 커진 상황이다.

해외 시장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내수 한계를 해외 시장을 통해 극복하며 고용 규모를 오히려 키운 모습이다. 작년 말 기준 삼양식품의 전체 직원 수는 3025명으로 1년 전보다 635명(26.6%) 급증했다. 오리온 역시 1479명이었던 인력이 1623명으로 144명(9.7%) 늘었다. 두 회사의 해외 매출 비중은 각각 80.1%, 66.8%로 국내 주요 식품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해외 매출 비중이 높더라도 내수 비중이 큰 사업 부문의 부진이 발목을 잡은 사례도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이 51.4%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과반을 넘겼다. 하지만 국내 식품 사업과 바이오 사업의 동반 부진으로 영업이익은 1조2336억원을 기록해 20.6% 감소했고, 인력 규모도 8232명으로 155명(1.8%)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의 가격 통제와 비용 상승 압박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가 단순한 실적 개선을 넘어 국내 설비 투자와 고용을 지탱하는 실질적인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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