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화 논란 계곡 다시 도마 위…화천군 불법시설 정비 '시험대'

  • "말뿐 단속" 비판 속 전면 점검…미이행 시 대집행·과태료

강원 화천군의 하천과 계곡 내 불법시설물 전면 단속을 위한 현수막사진박종석 기자
강원 화천군이 하천과 계곡 내 불법시설물 전면 단속에 앞서 지역 곳곳에 내걸은 현수막[사진=박종석 기자]

 
강원 화천군이 하천과 계곡 내 불법시설물에 대한 전면 단속에 나선다. 과거 반복된 단속에도 실질적 정비가 미흡했다는 비판이 이어진 가운데, 이번에는 행정대집행과 과태료 부과 등 강경 조치까지 예고되면서 실효성 있는 개선으로 이어질지 지역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화천군은 북한강 상류와 광덕계곡, 삼일계곡, 화악산 일대 등 주요 하천과 계곡을 중심으로 불법 점용시설과 무단 영업시설, 위반건축물에 대한 전수 점검과 집중단속을 추진한다. 특히 여름철 피서객이 몰리는 시기를 앞두고 선제적인 정비를 통해 관광지 환경을 개선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단속의 핵심은 원상복구 명령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있다. 군은 사전 구두 통보 없이 곧바로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행정대집행과 과태료 부과, 고발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병행할 계획이다. 또한 관련 부서 합동 점검을 통해 불법시설물 현황을 다시 파악하고, 단속 이후에도 지속적인 사후관리 체계를 구축해 재발을 방지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정부의 강도 높은 정비 기조와 맞물려 추진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전국 하천·계곡 내 불법시설물 문제를 강하게 지적하며 전수 재조사와 엄정한 정비를 지시했다. 특히 정부 보고된 불법시설 규모에 대해 “신뢰하기 어렵다”고 언급하며 조사 결과의 정확성을 문제 삼았고, 지방자치단체에 재조사 기회를 부여했다.
 
또한 누락이나 축소 보고가 확인될 경우 담당 공무원에 대한 징계와 감찰, 수사까지 가능하다고 밝히는 등 공직기강 확립을 강하게 주문했다. 불법시설 업주와의 유착, 은폐, 허위보고 문제까지 직접 언급하며 “마지막 기회”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에서 강력한 정비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화천지역은 북한강과 주요 계곡을 중심으로 한 청정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관광객이 꾸준히 찾는 지역이다. 그러나 일부 계곡에서는 평상 설치와 무단 영업시설, 위반건축물 등이 장기간 방치되며 수질 오염과 안전사고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특히 일부 구간은 방갈로 등 시설이 난립하며 사실상 특정 상인의 영업 공간처럼 운영돼 ‘계곡 사유화’ 논란까지 이어졌다. 이로 인해 관광객 불편과 주민 민원이 매년 반복됐지만, 단속과 행정조치가 일회성에 그치면서 구조적인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실제로 화천군은 2021년 10월 하천·계곡 내 무단 점유 시설 문제에 대응해 2022년 5월까지 자진 철거를 명령하고, 미이행 시 고발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주민들은 삼일계곡 정비에 대해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이며 공공성 회복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후 실질적인 후속 조치가 미흡했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단속이 선언에 그쳤다”는 비판과 함께 행정이 사실상 불법시설을 방치하거나 묵인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같은 상황은 계곡 이용 질서를 왜곡시키고 지역 관광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번 정부의 강력한 정비 드라이브 속에서 화천군의 대응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주민들은 “오랜 관행을 끊고 공정한 이용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며 “계곡 불법시설을 정비해 누구나 자연을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화천군 관계자는 “정부 방침에 맞춰 합동 점검과 전수조사 등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자연환경 보전과 주민 생계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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