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 발표가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지연되면서 은행권이 연간 가계대출 총량과 영업 전략을 확정하지 못한 채 불확실성에 노출되고 있다. 총량 규제 강도가 높아질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일부 금융사들은 올해 여신 포트폴리오 전면 재조정 가능성도 염두에 두는 분위기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당초 2월 말 발표할 예정이었던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이달 말 이후로 미룰 것으로 예상된다. 다주택자·임대사업자 대출 규제 강화 방안이 포함되면서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에 대한 추가 조정이 필요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간 목표액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모든 은행이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지난해 대출 목표치를 초과한 금융사들은 부담이 특히 크다. 금융당국은 초과액을 올해 한도에서 차감하는 페널티를 적용할 방침이지만 구체적인 차감 비율과 산정 방식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5대 은행 중에서는 KB국민은행이 유일하게 목표치를 초과했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1270억원으로 목표치(2조61억원)를 1209억원 초과했다. 일부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도 목표 증가액을 웃돈 것으로 알려지면서 올해 대출 운용에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초과액 차감 원칙은 유지하되 지난해 6·27 부동산 대책 발표 당시 연간 증가 목표를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춘 점 등을 일부 고려할 가능성도 있다. 정책 기조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조정이 있었던 만큼 일률적 페널티보다는 보완 장치가 마련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상호금융권은 긴장감이 더 높다. 새마을금고의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목표치를 5조3100억원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설정한 증가율 목표 대비 약 4배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0% 수준으로 설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만약 이런 방안이 현실화하면 신규 대출 취급이 사실상 제한되면서 영업 전략 전반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새마을금고의 가계대출 관리 체계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있어 추가 관리 방안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가계부채 관리 강도가 높아지면 은행권의 여신 성장 전략과 수익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총량 규제가 강화되면 대출 자산 확대가 제한되면서 이자수익 기반에도 직접적인 압박이 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연내 주택담보대출 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지만 강화된 총량 관리 기조 속에서 약관 심사와 한도 배분을 받아야 하는 만큼 부담이 작지 않다. 당장은 구체적인 목표 산정보다는 시스템 구축과 리스크 관리 체계 점검에 집중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총량 관리 강화는 불가피한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세부 기준이 늦어지면서 전략 수립이 쉽지 않다”며 “규제 강도가 예상보다 높아지면 여신 성장 계획과 수익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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