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북권의 변방으로 불리던 창동역 일대가 ‘강북 전성시대 2.0’의 핵심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폐공장과 창고, 10년 넘게 방치된 지역이 K팝 전문 공연장과 복합문화시설로 새롭게 탈바꿈을 앞두면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9일 '강북 전성시대 2.0'을 발표하며 16조원의 강북 집중 투자 계획을 내놨다. 그는 "문화 소외지역인 서울 동북권이 K-콘텐츠 성지이자 문화·관광 거점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서울시는 총 사업비 약 7조7000억원을 투입해, '창동·상계 신경제 중심지' 내 창동미래산업거점과 각종 기반 시설을 조성 중이다. 시는 우선 1조1000억원을 우선 투입해, 올해 창동차량기지 이전을 시작하고, 내년에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및 상부공원화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동서간 연결교량 건설도 완공해 미래산업 거점의 기초 토대를 마련한다.
민간 자본 6조6000억원을 추가 투입해 이미 조성된 ‘씨드큐브 창동’에 이어 서울아레나도 내년 개관에 나선다. 아울러 창동역 복합환승센터등 새로운 랜드마크에 대한 착공 역시 내년부터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창동을 포함한 동북권은 서울에서 전형적인 베드타운 기능을 수행해 왔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된 인구 밀집 지역이지만, 열악한 업무지구와 각종 인프라로 최근 지역침체가 뚜렷해지는 상황이다.
창동역은 경원선의 화물취급역이자, 쌍용양회 창동공장과 한국제지 물류창고가 자리했던 준공업 지역이었다. 지난 2002년 쌍용양회 공장이 철거되고, 2007년 창동역의 공식적인 화물운송 기능도 중단되면서 베드타운화가 가속화됐다.
준공업지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던 창동에 변화의 씨앗이 뿌려진 것은 2009년이다. 당시 서울시는 '동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창동·상계 일대를 수도권 동북부의 새로운 경제·문화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처음 내놨다.
그러나 금융위기 여파로 인한 금리 상승, 공사비 급등, 사업자 경영 비리 등 잇따른 악재가 개발의 발목을 잡으며 창동역 개발 계획은 선언에 그쳤다.
창동민자역사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2010년 시행사인 ‘창동민자역사’의 경영 문제로 공정률이 27.6%인 상태에서 공사가 돌연 중단됐고, 부지는 10여년 동안 도심의 흉물로 방치됐다.
이후 창동민자역사 개발 사업은 11년 만인 2021년 사업이 재개돼 대형 복합쇼핑몰 '아레나X스퀘어'로 탈바꿈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준공 공정률은 지난해 말 기준 94%를 기록하며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완공되면 1층 식음·베이커리부터 10층 병원·약국까지 생활 밀착형 복합시설로 변신한다.
아울러 창동차량기지 이전이 마무리되면 해당 부지에,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S-DBC)가 들어서며 바이오·디지털 산업 거점의 기능도 담당할 전망이다.
민자역사 사업과 함께 창동 변화를 상징하는 사업이 ‘서울아레나’다. 총 3120억원이 투입되는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은 최대 2만8000명까지 수용 가능한 1만8269석 규모의 K-POP 중심 음악 전문 공연장이다. 최대 7000명까지 수용 가능한 중형 공연장 및 영화관도 들어선다.
카카오가 사업시행법인으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서울아레나’가 시설 조성과 운영, 유지관리를 맡고 한화 건설부문이 시공을 담당한다. 지난해 9월 기준 현재 공정률 34%를 기록하며 2027년 상반기 준공이 목표다.
서울아레나 역시 착공까지 많은 굴곡이 있었다. 서울시는 2009년 K팝 공연산업 성장 가능성과 대형 공연 인프라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사업을 준비했으나, 금리 상승으로 인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 경색,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사업성 저하로 계획이 지연된 끝에 지난 2023년 11월에야 첫 삽을 떴다.
서울아레나는 창동·상계 일대 약 98만㎡를 수도권 동북부 320만명의 일자리·문화 중심지로 키우는 신경제중심지 구상의 핵심 앵커 시설이다. 특화산업 기반 육성은 물론, 문화예술 거점 조성, 광역 교통망 구축이 맞물려 추진된다.
이에 발맞춰 창동 일원에는 문화 인프라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서울시립사진미술관과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이 창동 일대에 잇따라 개관했거나 공사 중이다. 창업 육성시설인 씨드큐브 창동은 이미 준공돼 수백 개 문화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다만 그간 사업성 문제로 여러 차례 부침을 겪어온 만큼, 창동역 일원 사업 추진에 대한 실행력 담보가 지속적인 지역 활성화 성공의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역 부동산 개발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순조롭지만 일각에서는 공정이 진행된 후에도 사업이 중단된 과거 창동역 일대 개발 사업 사례처럼 아예 우려의 시각이 없지는 않다”며 “단순 인프라 개선에 대한 비전에서 나아가 개발 청사진이 지속적인 지역 활성화로 연결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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