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분·제당업계가 정부 기조에 발맞춰 밀가루와 설탕 가격을 인하하며 물가 잡기에 나섰지만, 정작 이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외식 메뉴 가격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김밥과 칼국수 등 서민의 한 끼를 책임지는 메뉴부터 글로벌 버거 프랜차이즈, 호텔 뷔페까지 인상이 이어지면서 소비자 체감 물가는 좀처럼 낮아지지 않는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이날 일반 소비자용(B2C) 전분당 가격을 최대 5% 내린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업소용(B2B) 제품 가격을 인하한 데 이은 추가 조치다. 사조CPK도 같은 날 전분당 주요 제품 가격을 3~5% 인하했다. 앞서 대상 역시 지난 13일 청정원 올리고당과 물엿 등 B2C 제품 가격을 5% 내렸고, 향후 B2B 제품 가격도 조정할 계획이다.
가격 담합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제분·제당 업체들도 줄지어 인하 방침을 내놨다. CJ제일제당이 B2C 설탕과 밀가루 전 제품 가격을 낮춘 가운데 삼양사는 B2C와 B2B 설탕·밀가루 가격을 각각 평균 4~6% 인하하기로 했다. 사조동아원과 대한제분도 밀가루 제품 가격을 각각 5.9%, 4.6% 하향 조정했다.
밀가루·설탕 등 원재료 가격 인하 움직임과는 반대로 외식 물가는 치솟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김밥 평균 가격은 3800원으로 1년 전보다 7.4% 올랐다. 같은 기간 삼계탕(5.1%), 칼국수(4.9%), 김치찌개 백반(4.7%) 등 주요 메뉴 상승률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0%)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외식 가격 인상은 프랜차이즈 업계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버거킹이 지난 12일 와퍼 가격을 7400원으로 올린 데 이어, 한국맥도날드도 20일부터 빅맥 등 35개 메뉴 가격을 평균 2.4% 상향 조정했다. 타코벨은 일부 메뉴를 최대 1000원 인상했으며, 바나프레소와 빽다방 등 저가 커피 브랜드들도 100~300원씩 가격을 조정했다. 서울신라호텔 ‘더 파크뷰’와 롯데호텔 서울 ‘라세느’ 등 주요 특급호텔 뷔페 가격 역시 인상되며 1인 기준 20만원을 넘어섰다.
외식업계는 이 같은 가격 인상 흐름에 대해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전한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설탕·밀가루를 많이 쓰는 것은 맞지만 원가 비중은 미미하다”며 “인건비와 임대료, 전기·가스요금 등 고정비 상승분이 이를 압도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은 고환율 영향으로 여전히 비용 압박이 크다”며 “단순 원재료뿐 아니라 가공식품 형태의 식재료 가격이 여전히 높은 것도 큰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단체는 식품 업계의 자발적인 가격 조정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라면, 과자, 제빵 등 밀가루와 설탕을 사용하는 가공식품 업체들은 제조원가가 낮아진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가격을 조정할 때”라며 “단순히 원재료 가격 인하뿐 아니라, 그 원재료로 제품을 만든 업체들이 최종 소비자 가격을 내리는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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