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대출 중심이던 초장기 고정금리…30년 만기 상품 민간서 첫 선
현재 초장기 만기의 고정금리 주담대는 디딤돌대출과 보금자리론이 대표적입니다. 두 상품 모두 최대 50년까지 만기 설정이 가능하지만, 소득 요건과 주택 가격 기준이 엄격해 이용 대상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민간 금융권에서 30년 고정금리 주담대가 출시될 경우, 정책대출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차주들도 장기간 금리를 고정할 수 있는 선택지를 갖게 됩니다.이번 상품 도입의 배경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가계부채의 금리 변동 위험을 줄이고 상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합니다. 차주가 대출 기간 동안 상환해야 할 원리금 규모를 미리 예측하고 장기 상환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실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을 사실상 종료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시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 금리 상승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은행권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는 지난해 저점 대비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 같은 환경에서는 변동금리형 등의 주담대 상품을 이용하는 차주의 이자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대출 기간 내내 금리를 고정하는 30년 만기 주담대가 금리 변동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장기간 동일 주택에 거주할 계획이 확실한 실수요자에게는 30년 고정금리 주담대가 유리합니다. 주택 매도나 이사 계획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 매월 상환액이 변하지 않는 구조는 장기적인 재무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프리랜서나 자영업자처럼 소득 변동성이 큰 차주에게도 초장기 고정금리 상품은 안정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금리를 고정하는 것만으로도 장기적인 현금흐름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효성 위해선 금리 경쟁력 관건…은행권, 조달 방법 등 조율 필요
또 향후 기준금리가 인하 국면에 접어들 경우, 고정금리 상품을 이용 중인 차주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계속 부담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대환대출(갈아타기)을 통해 더 낮은 금리의 상품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주담대는 통상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는 구조가 많아 금리 하락기에는 갈아타기가 비교적 활발하게 이뤄지는 편입니다. 다만 초장기 주담대의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장기 금리 변동 위험이 큰 상품 특성상 은행권이 중도상환수수료 감면 폭을 제한하거나 적용 조건을 엄격하게 운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차주의 대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에 업권에서는 민간 30년 고정금리 상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를 들어 30년 만기 고정금리 상품이 5년물 금리보다 1%포인트 이상 높게 형성된 상황에서 이후 시장 금리가 하락세로 전환되면, 결과적으로 장기간 높은 금리에 묶이는 구조가 될 것”이라며 “당국이 최근 수수료율 인하를 유도하고 있어 갈아타기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이 경우 30년 고정금리 상품의 매력이 크게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시중은행의 주담대 상품은 크게 △변동금리형 △혼합형 △주기형 고정금리로 나뉩니다. 변동금리형은 초기 금리가 낮아 단기 부담은 적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이자 부담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혼합형은 일정 기간(통상 3~5년) 금리를 고정한 뒤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구조로, 단기 안정성과 중장기 유연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차주들이 많이 선택합니다. 5년 주기형 고정금리는 일정 주기마다 금리가 재산정되는 방식으로, 완전한 고정금리보다는 부담이 낮지만 장기적인 금리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향후 시중은행 등에서 30년 고정 금리 상품이 나오게 된다면 조달 방식과 금리 수준 등 세부 구조에 따라 시장 반응이 달라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30년 만기 고정금리 상품은 자금 조달 구조와 금리 산정 방식 등이 아직 조율 단계에 있다”며 “기존 5년 고정금리 주담대는 금융채 5년물 등과 매칭해 조달해왔지만, 30년 만기의 경우 이를 직접적으로 대응할 만한 장기 조달 수단이 많지 않아 조달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지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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