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주택자 규제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정치권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규제가 임대주택 공급을 위축시켜 전월세 대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과, 오히려 매매시장 안정화를 통해 주택시장 전반의 선순환을 유도할 수 있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습니다.
논쟁은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대출 규제 강화를 시사하면서 본격화됐습니다. 보유 부담이 커질 경우 일부 다주택자가 매물을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를 둘러싼 해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야권은 다주택자 규제가 전월세 불안을 키울 수 있다며 비판에 나섰습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최근 논평에서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될 경우 임대 공급이 위축되고, 전월세 불안이 재연될 수 있다”며 그 책임이 대통령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주택 시장은 수요·공급·금융이 맞물려 작동하는 구조”라며 “금융을 봉쇄하고 매입을 차단하는 방식은 거래 위축과 공급 감소를 초래하고, 이는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관련 보도를 언급하며 “억지 주장”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다주택자나 임대사업자가 주택을 매도하면 임대 공급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동시에 전월세로 거주하던 무주택자의 매수 전환이 이뤄질 경우 임대 수요도 함께 감소한다는 설명입니다. 매매시장에 매물이 늘어 집값이 안정되면 전월세 가격 역시 안정되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하다는 취지입니다.
결국 논쟁의 핵심은 다주택자 매도가 임대 공급 감소로 이어질지, 아니면 임대 수요 축소와 맞물려 시장 균형을 형성할지에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전문가의 의견은 어떨까요.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다주택자가 임대용으로 공급하던 주택이 매각되면 전세 물량이 줄어드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피하다”며 “전셋집이 줄어들면 전월세 상승 요인이 발생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정부의 ‘수요 감소’ 논리에 대해 “시장을 하나의 총량으로만 보면 그렇게 볼 수 있지만, 실제 시장은 지역별로 다르게 움직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전세 거주자가 같은 생활권·같은 학군을 유지하면서 곧바로 매수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전세가율이 50~60% 수준이라면 전세금만으로는 주택을 매입하기 어렵고, 추가 자금이 필요합니다. 특히 전세자금대출을 활용하는 세입자의 경우 매수 전환 가능성은 더 낮습니다. 즉, 정부 주장처럼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자연스럽게 이동한다’는 전제는 현실과 다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 연구원은 “같은 생활권, 같은 학군을 유지하면서 전세에서 매매로 이동하려면 상당한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며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외곽이나 선호도가 낮은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다수의 가구는 이를 쉽게 선택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다른 시각도 존재합니다.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앞서 페이스북 글을 통해 “다주택자가 집을 판다고 해서 전월세 가격이 올라야 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매도된 주택을 세입자 등 수요자가 매수하면 시장 전체의 임대 수요도 그만큼 줄어든다”며 “공급 감소와 수요 감소가 같은 규모로 이뤄진다면 전월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기존 전월세 거주자가 매수로 전환하면 임대 수요도 함께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은 일리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현재 전세시장 상황을 단일 요인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짚었습니다. 그는 “최근 전세 매물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지난해보다 입주 물량이 감소했고, 기준금리 인하 이후 월세 전환 흐름이 강화됐으며, 전세 가격이 오를 때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이 늘어나면서 신규로 나오는 물량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책 효과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옵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다주택자 규제로 인해 전세시장이 반드시 안정되거나 불안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결국 지금 시장이 어떤 수급 구조에 놓여 있는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주택자들이 매도에 나설 경우 전셋값이 오를지, 내릴지는 현재 공급과 수요의 상대적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다주택자 규제와 전월세 가격 간 상관관계를 단편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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