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지역 AI 전환, 예산보다 중요한 것은 리더의 AI리터러시다

  • [6·3 지방선거 아주경제 캠페인] AI 선수를 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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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노트북LM]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지역 주도형 인공지능(AI) 대전환’ 사업에 참여할 광역 지방정부를 모집한다. 지방정부가 지역 산업과 행정에 맞는 AI 활용 전략을 직접 기획하고, 중앙정부가 이를 재정으로 뒷받침하는 구조다. 올해는 두 곳을 선정해 지역당 평균 70억 원을 지원한다. 단순한 보조금 사업이 아니라, 지방이 기술 전환의 주체로 나서라는 정책적 신호다.


이 사업이 던지는 문제의식은 분명하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비수도권의 AI 활용률은 17.9%로, 수도권(40.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기업 규모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정책 기획과 집행 역량의 격차다. AI는 도입 여부보다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가 성패를 가른다.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역량이 지역마다 크게 다르다는 점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놓쳐서는 안 될 핵심이 있다. 70억 원이라는 예산이 본질이 아니다. 진짜 관건은 이 사업을 이해하고 설계하며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지방정부의 리더십이다. AI 전환은 시스템을 구매하는 행정이 아니다. 지역 산업 구조를 분석하고, 행정 데이터의 활용 가능성을 가늠하며, 민간 기업과의 역할 분담을 설계해야 하는 고난도의 정책 작업이다. 단체장이 AI를 ‘IT 부서의 업무’나 ‘외주 보고서의 언어’로만 인식한다면, 이 사업은 또 하나의 단기 실적 사업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본보가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AI 선수를 뽑자’는 캠페인을 제안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 리터러시는 더 이상 선택적 소양이 아니다. 재난 대응, 교통·환경 관리, 지역 산업 육성, 중소기업 지원까지 지방정부의 거의 모든 정책 영역이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영향을 받는다. 단체장이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정책은 반복적으로 외주화되고, 행정은 책임을 잃는다. 이는 곧 지역 경쟁력의 구조적 약화로 이어진다.


공무원 사회에서는 이미 변화가 시작됐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AI 실무 교육과 문제 해결형 학습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방향을 정하는 것은 결국 선출직이다. 공무원이 아무리 준비돼 있어도, 단체장이 질문하지 않으면 정책은 움직이지 않는다. 지역 주도형 AI 전환 사업이 성공하려면, 단체장이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사업은 단순한 정책 공모가 아니라, 지방 리더십을 가늠하는 시험대다. 유권자 역시 이를 선거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후보가 지역의 AI 전환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예산 투입을 넘어 어떤 구조와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지 묻지 않으면 드러나지 않는다. 후보자 토론에서 이 질문이 빠진다면, 70억 원은 방향 없는 예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


AI 시대의 지방정부는 더 이상 중앙 정책의 수혜자가 아니다. 문제를 정의하고 해법을 설계하는 정책 주체다. 그 출발점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는 리더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유권자가 던져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이 후보는 지역의 AI 전환을 실제로 이끌 수 있는 선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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