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칼럼] '李대통령 부동산 정치', 국힘 자중지란이 만든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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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명지대 교수]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자신의 SNS에 부동산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상식적이고 번영하는 나라를 위해 망국적 부동산 투기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반드시 잡겠다", "당장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으면 사용할 수 있는 정책수단은 얼마든지 있다", "엄중한 내란조차 극복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위대한 대한민국인데, 이 명백한 부조리 부동산 투기 하나 못 잡겠나"와 같은 발언을 SNS에 쏟아내고 있는데, 그 수위가 사뭇 강하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진보 정권의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부동산 문제는 진보 정권의 ‘아킬레스건’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진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부동산 가격 급등을 경험했던 터라,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부동산을 언급하는 것은 진보 정권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다. 특히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지방선거에서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민심을 고려하면, 부동산 문제에 대해 진보 정권은 언제나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온 것이 지금까지의 ‘선거의 상식’이었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은 오히려 부동산 문제에 대해 작심한 듯한 발언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그렇다면 이재명 대통령은 왜 이런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것일까?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공격 대상이 다주택자라는 점에 주목한다. 선거가 수(數)의 싸움이라 할 때, 무주택자의 수가 다주택자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다주택자를 비판하는 것이 선거에서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해석은 지금 시기를 놓치면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선거를 약 4개월 앞둔 지금이라도 가격을 잡는 것이 선거 전략상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이런 해석도 일리는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언급과 정책을 통해서도 부동산 가격을 잡지 못한다면, 선거에서 오히려 ‘부동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또 다른 해석으로는 이재명 대통령이 현재 ‘야당 복(福)’을 누리고 있어 부동산 문제를 ‘마음 놓고’ 언급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관련 언급에 대해 국민의힘은 즉각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협박으로 부동산 시장을 결코 안정시킬 수 없다"며 "더 이상 SNS를 통한 겁박으로 불안과 리스크를 키우지 말고, 시장 원칙에 기반한 민간 공급 확대 방안을 책임 있게 제시하라"고 비판하고 있다. 또한 "국민이 다주택자면 범죄 취급을 받고, 장관과 참모가 다주택자면 자산 관리인가"라며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민의힘의 공세가 유권자들에게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는 않아 보인다는 점이 문제다. 만일 그들의 공세가 효과적이었다면, 여론조사 결과가 지금과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2026년 1월 30일 공개된 한국갤럽의 정례 여론조사 결과(1월 27일부터 29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면접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44%, 국민의힘은 25%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주 대비 민주당이 1%P, 국민의힘이 3%P 상승한 수치다.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 대비 1%P 하락한 60%였다. 국민의힘의 공세가 여론의 호응을 받았다면, 민주당 지지율이 상승하지 않았을 것이고, 대통령 지지율 또한 1%P 이상의 하락을 보였어야 했다. 1%P 하락은 통계적으로도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점이 궁금해진다. 그 이유는 국민의힘의 내부 상황에서 찾을 수 있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한 이후 내홍에 휩싸였다. 지도부가 한 전 대표와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게 최고 수위의 징계를 내렸을 당시만 하더라도, 지도부는 아마 친한계를 정리했다고 판단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보면, ‘정리’가 아니라 ‘극한 분열의 시작’처럼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장동혁 리스크로 지방선거에서 수도권이 대패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그때 가서 책임을 묻는 것보다 지금 노선 변화를 강력히 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장 대표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을 보거나, 친한계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장동혁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것을 보면 분열상이 극에 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맞서 친윤계로 분류되는 임이자 의원은 지도부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하고 나섰다. 이러한 와중에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는 반말과 고성이 오가며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반말의 당사자 중 한명인 특정 의원에게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보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징계는 할 줄 알지만, 그로 인해 촉발된 당내 혼란을 수습할 능력은 없는 것 같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는 지도부가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서야 마땅하지만, 장동혁 대표는 "경찰 수사를 통해 당원 게시판 문제를 털고 가겠다"며 "수사 결과 징계가 잘못된 것으로 밝혀지면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만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의 이런 발언은 두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 정치적 사안을 사법 영역으로 끌고 가려는 태도는 정치적 역량 부족을 자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정치적 문제는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함에도 경찰 수사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은 정치력의 부재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수사 필요성이 제기될 만큼 ‘사안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를 징계했다면, 징계의 정당성에 의문을 갖는 이들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의구심은 징계 자체에 대한 정당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
 
결국 국민의힘이 이처럼 내부 분열과 자중지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를 앞두고도 부동산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마음 놓고’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정치에서 견제는 필수적인데, 현재 야당의 모습은 견제할 수 있는 힘과 능력을 상실한 듯해 보여. 우려가 앞선다. 야당의 기능이 하루빨리 회복됐으면 좋겠다.

필자 주요 이력
▷프라이부르크대학교 정치학 박사 ▷한국국제정치학회 부회장 ▷전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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