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연 "AI·반도체 실적 장세…온기 확산은 과제"

  • 강소현 실장 "상단 6000선까지 확대…소수 종목 쏠림·개인 손실은 과제"

  • 장보성 실장 "2%대 저성장 속 금리 2.5% 유지…WGBI 편입이 환율 안전판"

2026년 자본시장 전망과 주요 이슈 세미나 사진양보연 기자
2026년 자본시장 전망과 주요 이슈 세미나. [사진=양보연 기자]

코스피가 5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국내 증시가 상장사들의 이익 회복을 발판으로 6000선까지 추가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장세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지수 상승의 온기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는 해결 과제로 지목됐다.

27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26년 국내 자본시장은 IT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의 영업이익 확대와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맞물려 코스피 상단이 5500~6000선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의지와 글로벌 자금 유입 여건이 주가 상승세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2026년 자본시장 전망과 주요 이슈' 세미나에서 "2025년 하반기에만 코스피가 47.6% 상승하며 글로벌 최상위권 성과를 냈다"며 "2026년에도 기업 이익 회복세가 이어진다면 지수의 추가 상단 확대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자본연은 특히 AI와 반도체를 축으로 한 실적 개선이 지수 상승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봤다. 자본연 분석에 따르면 IT 업종의 영업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2025년 15%에서 2026년 24%로 크게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강 실장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메모리 업황 개선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며 "이번 상승장은 단순한 유동성 랠리보다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장세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대한 고평가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강 실장은 "포워드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 볼 때 글로벌 피어 그룹인 TSMC 등과 비교해 극단적으로 높은 수준은 아니"라며 "실적 개선이 이어진다면 추가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만 지수 상승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하는 불균등한 회복은 뚜렷한 한계로 지적됐다. 강 실장은 "코스피 지수는 5000을 넘어섰지만 코스닥 시장에서는 하락 종목 수가 상승 종목의 2~3배에 달한다"며 "시총 상위주로 쏠림이 심화되면서 하위 종목들이 구조적으로 소외되는 K자형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행태도 경고 대상에 올랐다. 2025년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26조원을 순매도한 뒤 해외 주식과 고배율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집중 투자했고 이 과정에서 -25%에서 -43%에 이르는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강 실장은 "단기 수익을 노린 위험한 베팅이 장기 자산 성과를 훼손하고 있다"며 "지수 상승 국면일수록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거시 경제 환경은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됐다.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2026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2%,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2%로 전망했다. 기준금리는 중립 수준인 2.5%를 유지하며 하반기 이후 조정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 실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압박 등 대외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오는 4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계기로 해외 자금 유입이 이어지면 원·달러 환율과 시중 금리는 점진적으로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약 100조원 규모의 사모펀드 채권 레버리지 투자와 73조원에 달하는 회사채 만기 도래는 잠재적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김세완 자본시장연구원장은 개회사에서 "코스피 5000 달성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가계 자산의 70%를 차지하는 부동산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상법 개정 등 주주 권익 제고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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