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월에 "나쁜 연준 의장…곧 그 자리서 물러나길 바라"

  • "무능하거나 부패…몇 주 안에 후임 인선 발표"

  • 대법원 판결 앞두고 관세 정당성 강조…"관세 덕에 더 많은 공장 건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법무부 수사를 받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겨냥해 조기 퇴진을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포드 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거나, 아니면 그것보다 더 나쁘다"며 "곧 그 자리에서 물러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오는 5월까지지만, 연준 청사 개보수 비용 수사가 개시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계기로 조기 퇴임을 압박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에 대한 수사를 두고 전직 연준 의장 등 경제계 인사들은 물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공화당 진영 일각에서 우려가 잇따르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축출해야 한다는 강경론에 기운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람은 좀 문제가 있다"며 "우리는 나쁜 연준 의장을 갖고 있다. 그는 여러 면에서 나쁘지만, 특히 금리를 너무 높게 했다는 점에서 나쁘다"고 비판했다.

연준 청사 공사와 관련해서는 작은 건물 하나를 개보수하는 데 역사상 가장 비싼 건설 공사를 벌이고 있다며 "나는 그 일을 2500만달러(약 37억원)로도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들은 수십억달러를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서도 파월 의장에 대해 "무능하거나 부패했다"며 "그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일을 잘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9일에도 개보수 비용의 과다 책정 문제를 거론하며 "우리는 아마도 그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며 "나는 그를 해임하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파월 의장이 이미 "위협에 굳건히 맞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다, 공화당 일부 상원 의원들 역시 후임자 인준 절차에 협조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대로 연준 의장의 조기 교체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파월 의장의 후임 인선을 "몇 주 안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수사를 이유로 차기 연준 의장 인준 청문회를 반대하겠다는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톰 틸리스 의원(공화·노스캐롤라이나)에 대해 "그래서 더이상 상원 의원이 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틸리스 의원이 재선에 도전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이 법무부의 대배심 소환 통보를 받기 전인 지난 8일 백악관에 모인 연방 검사들을 향해 '내 타깃을 기소하는 데 좀 더 빠르게 움직여 달라'는 취지로 압박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에 대한 압박과 함께 경제 성과를 부각하며 자신의 정책 전반을 옹호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드 공장이) 24시간 가동하고 있고, 확장하고 있다"며 "관세 덕분에 미국 안에 더 많은 공장을 짓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세 덕에 자동차 기업들이) 캐나다에서, 멕시코에서, 일본에서, 독일에서, 전세계에서 여기로 오고 있다. 그들은 공장을 짓고 있다"고 말했다. 상호관세 부과의 근거가 된 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대한 연방대법원 판결이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서 관세 정책의 정당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는 "유럽에선 중국이 자동차 산업을 장악하고 있다"며 "여기선 어떤가. 우리는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자동차에 100%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미국 자동차 업계)이 아주 잘 경쟁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고 설명했다. 또 포드의 주력 차종인 F-150 픽업트럭을 예로 들며 "트럭에 25% 관세를 부과했고, 그 결과 그들의 트럭 사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며 "이제 모두가 내가 관세에 대해 옳았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주장했다.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이점이 없다"며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고물가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인플레이션이 사실상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의 정확히 반대되는 상황을 빠르게 이뤄냈다"며 "인플레이션은 거의 없고 성장(률)은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권한 지 11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남은 기간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라"며 "우리 행정부 아래에서 성장은 폭발하고, 생산성은 치솟고, 투자는 확대되고, 소득은 늘고, 인플레이션은 제압됐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날 앞서 발표된 2025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2.7%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이 수치는 2024년 11월 대선에서 당선됐을 당시의 물가 상승률과 같은 수준으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연준의 연간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플레이션 통제 주장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더힐에 "싸움은 분명히 우리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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