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코빗 인수 검토…가상자산 거래 시장 판도 바뀔까

[사진=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그룹이 디지털자산 거래소 코빗 인수를 놓고 논의를 진행 중이다. 코빗은 업비트와 빗썸에 이어 국내 거래 규모 4위에 올라 있는 곳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코빗의 최대주주인 NXC(지분 60.5%)와 2대주주 SK플래닛(31.5%)이 보유한 지분을 넘겨받는 방안을 놓고 접촉 중이다. 업계는 1000억~1400억원 선에서 거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 주체로는 미래에셋의 비금융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이 거론되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회장이 48.49%, 배우자인 김미경 씨가 10.15%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에 위치해 있다. 박 회장은 최근 공식 석상에서 디지털 전환을 강조하며,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연결하는 사업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두나무의 업비트와 빗썸이 양분하고 있는 구조다. 코빗은 주요 대기업이 주주로 참여해 왔지만, 이용자 수나 거래 규모 면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 왔다. 이에 자산운용 역량을 가진 미래에셋이 인수에 나설 경우, 차별화된 전략이 가능할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은 최근 제도권 진입 가능성이 언급되며 주류 금융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해외에서도 블랙록, 코인베이스, 비자, 마스터카드 같은 대형 금융·핀테크 기업들이 디지털자산 기반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 입장에서도 이번 인수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규제 문제는 여전히 부담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7년부터 금융사와 가상자산 사업을 분리하는 원칙이 적용되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금융업을 직접 영위하지 않는 비금융사로 분류되기 때문에 규제 대상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회사가 미래에셋자산운용 지분 36.92%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금융회사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논의가 구체화될 경우, 인수 성사 여부뿐 아니라 금융당국의 해석과 판단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