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들이 인공지능(AI) 활용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 실증 단계를 거치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안전관리, 품질관리, 공정관리, 문서 검토 등 비교적 명확한 업무 영역을 중심으로 AI가 먼저 적용되고 있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AI 영상분석 기반 현장 안전·품질관리 기술은 안전관리 분야에 적용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CCTV 이미지를 AI가 분석해 장비와 작업자 간 위험 상황을 감지하고 화재나 협착 위험을 조기에 파악하는 방식이다. 스마트폰으로 레미콘 배출 상태를 촬영하면 AI가 재료분리 등 불량 여부를 판단하는 레미콘 품질 실시간 모니터링 기술도 개발했다. 안전과 품질이라는 두 가지 현장 리스크를 이미지 데이터로 관리하려는 시도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첨단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건설에 대한 중요성과 활용이 늘어날 것”이라며 “건설 현장에 적합한 양질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활용해 건설 분야 AI 기술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DL이앤씨는 머신러닝을 활용해 용적률, 조망, 일조 등 조건을 반영한 설계안을 빠르게 도출하거나 드론 촬영 이미지를 활용해 현장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설계 단계에서 AI가 후보안을 만들고 현장 단계에서 드론과 데이터가 품질을 검증하는 흐름이다.
IPARK현대산업개발도 클라우드 기반 드론 플랫폼과 BIM(건축정보모델) 기술을 연계해 현장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스마트 건설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드론 촬영 데이터와 BIM 도면을 결합하면 현장을 3차원으로 구현하고 공정 진행률, 안전 사각지대, 원가관리 요소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 밖에 주요 건설사들도 현장관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드론과 BIM, 디지털트윈(가상모형)을 활용하고 있다.
앞서 대우건설은 생성형 AI를 계약문서와 기술자료 분석에 접목했다. AI 기반 계약문서 분석 시스템인 ‘바로답 AI’는 방대한 입찰안내서와 해외 프로젝트 계약문서를 빠르게 분석해 핵심 정보를 추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해외 프로젝트는 계약 조건과 리스크 조항, 발주처 요구사항이 복잡해 검토 시간이 길다. AI가 문서 속 주요 조건을 비교하고 관련 내용을 찾아주면 입찰과 계약 검토 과정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다만 건설 AI 도입을 위한 데이터 표준화 문제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현장마다 지반, 설계, 장비, 투입 인력, 협력업체, 공정 순서가 다르고 같은 아파트 공사라도 현장 조건에 따라 위험 요소와 품질관리 포인트가 달라진다. 하도급 구조도 AI 확산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데이터 소유권과 활용 권한, 비용 부담을 어떻게 정할지가 명확하지 않으면 AI 시스템을 도입해도 현장 전체에 적용하기 어렵다”면서도 “향후에는 데이터 활용능력과 디지털 사업기획 역량이 건설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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