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은 21일 오전 10시부터 이 대표를 업무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첫 대면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7월 2일 수사를 개시한 이후 이 대표가 특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48분께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이 대표는 조사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윤 전 대통령과의 공모 관계를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2022년 윤 전 대통령이 저를 어떻게 대했는지 대부분 국민이 알고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저와 윤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엮으려는 것은 굉장히 무리한 시도"라고 말했다. 이어 "당 대표가 공천에 개입한다는 것 자체가 언어 모순"이라며 부당한 공천 개입 의혹도 일축했다.
특검팀은 이날 검사 1명이 94쪽 분량의 질문지를 토대로 이 대표를 조사했다. 조사 대상은 2022년 6·1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당시 윤 전 대통령이 서울 강서구청장과 포항시장 등 주요 지역 공천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 전반이다. 이 대표는 당시 윤 전 대통령의 공천 개입 시도를 뒷받침하는 통화 녹음이 있다고 주장해온 당사자이기도 하다.
특검팀은 이 대표를 상대로 지난해 4·10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김건희 여사가 경남 창원 의창 지역구에서 김상민 전 부장검사의 공천을 염두에 두고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해당 사안은 윤 전 대통령의 공천개입 의혹과 맞물려 김 여사의 실질적 관여 여부를 가르는 핵심 대목으로 꼽힌다.
전날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을 불러 약 8시간 30분 동안 첫 피의자 조사를 진행했다. 특검은 160쪽 분량의 질문지를 토대로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여론조사 무상 제공 의혹, 공천 청탁 의혹, 금품 수수 의혹, 허위 사실 공표 혐의 등을 전반적으로 추궁했다. 윤 전 대통령은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대체로 부인하며 법리적으로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약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되도록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명씨와 직접 소통하며 공천 과정에 실질적으로 개입했고, 윤 전 대통령이 이를 인지하거나 공모했는지를 핵심 수사 대상으로 삼고 있다.
김 여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여론조사 결과를 선거 전략에 활용하고 공천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행위가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윤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지목해 왔다. 윤 전 대통령을 기소할 경우 김 여사와의 공모 관계를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특검팀의 수사 기간은 오는 28일까지다. 특검은 남은 기간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를 동반 기소할지 여부를 최종 판단하는 한편, 잔여 사건은 경찰 국가수사본부 등으로 이첩할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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