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해아트홀[사진=창원시]
2026년 9월 개관을 앞둔 창원시 진해아트홀이 수 백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하고도 설계 부실 논란에 휩싸였다.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진해아트홀은 △118cm에 달하는 비정상 높이의 무대 △6~8cm에 불과한 객석 단차 △장애인 휠체어석 ‘맨 앞줄’ 배치 △설계 누락된 직원 사무공간 △도서관 축소 및 전시공간 부족 △반복된 구조 변경 등 문제점이 한꺼번에 드러났다.
창원문화재단 시설 현황 자료에 따르면, 신축 진해아트홀의 무대 높이는 118cm로 기존 창원지역 공연장들을 크게 웃돈다. 2000년 개관한 성산아트홀 소극장(510석)의 무대 높이는 96cm, 1993년 개관한 진해문화센터(388석)는 98cm, 2008년 개관한 3.15아트홀 소극장(485석)은 102.5cm다.
진해아트홀은 이들보다 각각 22cm, 20cm, 15.5cm 높다. 특히 25년 전에 지어진 성산아트홀보다 22cm나 높아 '신축 공연장이 20년 전 시설보다 못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 심각한 문제는 객석 앞뒤 높이 편차다. 성산아트홀은 23cm, 25cm, 28cm의 단차를 두어 앞좌석에 앉은 관람객의 머리가 뒷좌석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설계했다. 3.15아트홀은 142석이 평지로 구성됐지만 이후 좌석부터는 적절한 편차를 뒀고, 진해문화센터는 9cm의 편차를 적용했다.
반면 진해아트홀은 8cm, 6cm, 6cm, 8cm에 불과해 앞좌석 관람객의 머리가 시야를 가린다.
한 공연장 설계 전문가는 "무대가 높으면 객석 단차를 더 높여야 하는데, 진해아트홀은 정반대로 설계됐다"며 "무대 높이 118cm에 객석 편차 6~8cm라면 뒤쪽 무대의 40% 이상이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장애인 휠체어석 맨 앞줄 배치..."화장실 가려면 한 바퀴 돌아야"
장애인 휠체어석 배치도 도마 위에 올랐다. 창원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성산아트홀은 휠체어석 6석을 맨 뒷줄에 배치했고, 3.15아트홀은 8석을 중간석에, 진해문화센터는 5석을 맨 뒷줄에 뒀다.
그러나 600석 규모의 진해아트홀은 6개의 휠체어석을 1층 맨 앞줄에 고정 배치했다. 중급 공연장 규모에서 맨 뒷줄은 로얄석에 해당하는 위치로, 무대 시야 확보가 가장 좋고 음향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좌석이다.
창원시는 "출입 편의를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장애인 단체와 전문가들은 "관람권을 침해하는 최악의 선택"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11월 5일 현장을 방문한 창원시의 한 장애인 단체와 관계시설 전문가들은 "무대가 높아 시야 확보가 불가능하고, 남자 화장실이 계단 너머 왼쪽에 있어 휠체어로 공연장을 거의 한 바퀴 돌아야 한다"며 "중간석 또는 뒷좌석으로 이전을 검토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진해아트홀은 왼쪽 통로가 계단으로 돼 있어 휠체어 출입이 아예 불가능하다. 남자 화장실이 왼쪽 중간에 위치해 있어, 맨 앞줄 휠체어석에 앉은 장애인이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공연장 전체를 거의 한 바퀴 돌아야 하는 구조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5년 6월까지 약 3년 반 동안 공연장 구조 출동 건수가 1187건에 달했다. 통상 맨 앞줄은 무대장치나 기계설비 등으로 인한 무대 사고 위험성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곳이다. 무대 사고 발생 시, 신속한 대피에도 어려움이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전국 대다수 공연장은 휠체어석을 맨 앞줄에 배치하지 않는다. 지난 6월 개관한 부산 콘서트홀은 총 2011석 규모로 지하 1층 694석 중 휠체어석 8석을 맨 앞줄 바깥쪽에, 1층 1038석 중 14석을 맨 뒷줄에 배치했다. 2층 279석에는 휠체어석이 없다. 400석 규모의 챔버홀은 휠체어석 4석을 맨 뒷줄에 뒀다. 2026년 1월 개관 예정인 부산 낙동아트센터도 987석 규모 콘서트홀의 휠체어석을 배치할 계획이다. 300석 규모의 앙상블극장 역시 유사한 방식을 적용할 예정이다.
최근 지방정부는 장애인 최적 관람석 설치를 의무화하는 조례 제정에 나서는 추세다. 서울, 수원, 청주, 대구, 울산, 부산 등 10여 개 지자체가 이미 관련 조례를 제정해 중간열·후열 배치를 표준으로 삼고 있다. 울산시는 조례를 통해 '장애인 관람석은 시야 확보, 음향 전달, 비상 대피를 종합 고려해 중간석 또는 후방석에 배치하도록 권고한다'고 명시했다. 부산시도 유사한 내용의 조례를 운영 중이다. 반면 창원시는 관련 조례가 전무하다.
한 행정 전문가는 "특례시를 자처하면서도 장애인 관람권 보장 제도가 없는 것은 행정 후진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타 도시들이 수년 전 도입한 시스템을 창원시는 이제야 논란을 통해 인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창원시 문화예술관광과 관계자는 "보완할 부분이 많다"며 "장애인석 이전을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시점이나 계획은 제시하지 못했다.
그러나 600석 규모의 진해아트홀은 6개의 휠체어석을 1층 맨 앞줄에 고정 배치했다. 중급 공연장 규모에서 맨 뒷줄은 로얄석에 해당하는 위치로, 무대 시야 확보가 가장 좋고 음향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좌석이다.
창원시는 "출입 편의를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장애인 단체와 전문가들은 "관람권을 침해하는 최악의 선택"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11월 5일 현장을 방문한 창원시의 한 장애인 단체와 관계시설 전문가들은 "무대가 높아 시야 확보가 불가능하고, 남자 화장실이 계단 너머 왼쪽에 있어 휠체어로 공연장을 거의 한 바퀴 돌아야 한다"며 "중간석 또는 뒷좌석으로 이전을 검토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진해아트홀은 왼쪽 통로가 계단으로 돼 있어 휠체어 출입이 아예 불가능하다. 남자 화장실이 왼쪽 중간에 위치해 있어, 맨 앞줄 휠체어석에 앉은 장애인이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공연장 전체를 거의 한 바퀴 돌아야 하는 구조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5년 6월까지 약 3년 반 동안 공연장 구조 출동 건수가 1187건에 달했다. 통상 맨 앞줄은 무대장치나 기계설비 등으로 인한 무대 사고 위험성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곳이다. 무대 사고 발생 시, 신속한 대피에도 어려움이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전국 대다수 공연장은 휠체어석을 맨 앞줄에 배치하지 않는다. 지난 6월 개관한 부산 콘서트홀은 총 2011석 규모로 지하 1층 694석 중 휠체어석 8석을 맨 앞줄 바깥쪽에, 1층 1038석 중 14석을 맨 뒷줄에 배치했다. 2층 279석에는 휠체어석이 없다. 400석 규모의 챔버홀은 휠체어석 4석을 맨 뒷줄에 뒀다. 2026년 1월 개관 예정인 부산 낙동아트센터도 987석 규모 콘서트홀의 휠체어석을 배치할 계획이다. 300석 규모의 앙상블극장 역시 유사한 방식을 적용할 예정이다.
최근 지방정부는 장애인 최적 관람석 설치를 의무화하는 조례 제정에 나서는 추세다. 서울, 수원, 청주, 대구, 울산, 부산 등 10여 개 지자체가 이미 관련 조례를 제정해 중간열·후열 배치를 표준으로 삼고 있다. 울산시는 조례를 통해 '장애인 관람석은 시야 확보, 음향 전달, 비상 대피를 종합 고려해 중간석 또는 후방석에 배치하도록 권고한다'고 명시했다. 부산시도 유사한 내용의 조례를 운영 중이다. 반면 창원시는 관련 조례가 전무하다.
한 행정 전문가는 "특례시를 자처하면서도 장애인 관람권 보장 제도가 없는 것은 행정 후진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타 도시들이 수년 전 도입한 시스템을 창원시는 이제야 논란을 통해 인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창원시 문화예술관광과 관계자는 "보완할 부분이 많다"며 "장애인석 이전을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시점이나 계획은 제시하지 못했다.
사무실·도서관 공간 설계 누락·주차 부족, 반복 설계 변경까지
진해아트홀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600석 규모 공연장과 도서관을 운영할 직원 사무공간이 설계에 아예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 창원시는 2026년 본예산에 사무공간 신축비 5억원을 추가 편성했다.
지난 11월 26일 창원시의회 시정질의에서 김경수 의원이 "신축 건물에 당초부터 사무실 공간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하자, 지연숙 진해문화센터 관장은 "내년 6월경 사무실을 이전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도서관 공간 축소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창원시는 진해아트홀과 진해문화센터 통합 운영을 위해 도서관 3층 면적 1464㎡ 중 426㎡(약 29%)를 사무실(185㎡)과 전시실(225㎡)로 용도 변경했다.
당초 도서관 3층은 디지털자료실(446㎡), 청소년공간(287㎡), 일반자료실(730㎡)로 계획됐으나, 디지털자료실 158㎡, 청소년공간 218㎡, 일반자료실 50㎡ 등 총 426㎡가 줄어들었다.
이에 진해구 풍호동 주민들은 지난 6월 12일 창원시의회 최정훈·이종화 의원과 함께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도서관 공간을 축소했다"며 반발했다.
창원시는 6월 26일과 7월에 주민 설명회를 열었으나 갈등은 해소되지 않았다.
전시 공간 부족 문제도 불거졌다. 진해예총, 한국음악협회 진해지부, 한국사진작가협회 진해지부, 한국미술협회 진해지부 등 예술인 단체들은 6월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초 계획됐던 800석 규모가 600석으로 축소됐고, 전시공간은 지하 1층 30평(99㎡)에 불과해 턱없이 부족하다"며 "도서관 3층 전시공간 확보안을 그대로 추진하고, 객석 200석을 추가해달라"고 요구했다.
주차장도 턱없이 부족하다. 600석 규모 공연장과 도서관이 주차면 169면(당초 계획 160면에서 9면 증가)을 공유해야 한다. 인근 풍호동 공영주차장(95면)을 합쳐도 264면에 불과해, 대형 공연 시 주차 대란이 예상된다.
이종화 창원시의회 의원은 "대형 공연이나 다양한 문화 활동이 집중되는 시간대에 이 숫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장기적으로 공영주차장을 주민과 함께 이용하는 복합 주차타워로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설계 변경이 6~7회나 반복됐다는 점이다. 성산아트홀 관장 출신 인사는 "대기실 4곳에 화장실을 설치하고, 사무실 3곳을 증축하는 등 총 7곳의 변경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수백억원의 혈세를 투입한 공연장이 ‘20년 전 시설보다 뒤처졌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창원시 관계자는 "구조 변경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장애인 단체 요청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1월 26일 창원시의회 시정질의에서 김경수 의원이 "신축 건물에 당초부터 사무실 공간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하자, 지연숙 진해문화센터 관장은 "내년 6월경 사무실을 이전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도서관 공간 축소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창원시는 진해아트홀과 진해문화센터 통합 운영을 위해 도서관 3층 면적 1464㎡ 중 426㎡(약 29%)를 사무실(185㎡)과 전시실(225㎡)로 용도 변경했다.
당초 도서관 3층은 디지털자료실(446㎡), 청소년공간(287㎡), 일반자료실(730㎡)로 계획됐으나, 디지털자료실 158㎡, 청소년공간 218㎡, 일반자료실 50㎡ 등 총 426㎡가 줄어들었다.
이에 진해구 풍호동 주민들은 지난 6월 12일 창원시의회 최정훈·이종화 의원과 함께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도서관 공간을 축소했다"며 반발했다.
창원시는 6월 26일과 7월에 주민 설명회를 열었으나 갈등은 해소되지 않았다.
전시 공간 부족 문제도 불거졌다. 진해예총, 한국음악협회 진해지부, 한국사진작가협회 진해지부, 한국미술협회 진해지부 등 예술인 단체들은 6월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초 계획됐던 800석 규모가 600석으로 축소됐고, 전시공간은 지하 1층 30평(99㎡)에 불과해 턱없이 부족하다"며 "도서관 3층 전시공간 확보안을 그대로 추진하고, 객석 200석을 추가해달라"고 요구했다.
주차장도 턱없이 부족하다. 600석 규모 공연장과 도서관이 주차면 169면(당초 계획 160면에서 9면 증가)을 공유해야 한다. 인근 풍호동 공영주차장(95면)을 합쳐도 264면에 불과해, 대형 공연 시 주차 대란이 예상된다.
이종화 창원시의회 의원은 "대형 공연이나 다양한 문화 활동이 집중되는 시간대에 이 숫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장기적으로 공영주차장을 주민과 함께 이용하는 복합 주차타워로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설계 변경이 6~7회나 반복됐다는 점이다. 성산아트홀 관장 출신 인사는 "대기실 4곳에 화장실을 설치하고, 사무실 3곳을 증축하는 등 총 7곳의 변경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수백억원의 혈세를 투입한 공연장이 ‘20년 전 시설보다 뒤처졌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창원시 관계자는 "구조 변경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장애인 단체 요청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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