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격' 서훈·김홍희 항소심도 무죄..."원심 사실오인·​​​​​​​법리오해 없어"

  • "해경 수사 결과 발표...허위 사실 적시나 허위 공문서로 보기 어려워"

  • 서훈 "안보정책을 법정으로 끌고 가는 일 없어야"

  • 유족 "국제형사재판소·국제해사기구 제소 할 것"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2심 선고 공판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2심 선고 공판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20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문재인 정부의 대북 안보 라인 핵심 인사들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16일 서울고등법원 형사3부(이승한 부장판사)는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사자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해양경찰청의 수사 결과 발표에 다소 성급하거나 과장된 표현이 있었다고 볼 여지는 있으나, 이를 공공의 신용을 떨어뜨릴 목적의 허위 사실 적시나 허위 공문서 작성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지난 2020년 해경이 세 차례에 걸쳐 발표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이대준씨의 자진 월북 판단 수사 결과가 허위 공문서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검찰은 서 전 실장 등이 이씨의 피격 사실을 은폐하고 월북 조작을 위해 해경에 허위 발표 자료를 작성·배포하도록 지시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허위 공문서 작성죄의 법리를 들어 검찰의 주장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공문서 내용의 전체적인 취지를 살필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하고, 단지 세부적인 면에서 진실과 약간의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사용된 것에 불과하다면 공공의 신용을 위태롭게 하는 허위 공문서라고 볼 수 없다"고 설시했다.

그러면서 유죄가 인정되기 위한 전제조건인 '발표 내용의 허위성' 자체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망인(이대준)이 무궁화 10호에서 이탈한 후 북한 해역에서 발견될 때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명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망인의 내심의 의사가 '자진 월북이 아니다'라고 확정할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다"며 "검사 역시 자진 월북을 한 것이 아니라고 확실하게 추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판부는 2·3차 수사 결과 발표에서 해경이 자진 월북의 핵심 근거로 제시했던 '구명조끼 착용 사실'과 '북한군에게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점'을 언급하며 이는 당시 군·경의 첩보에 의해 비교적 분명하게 인정된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사실들에 기반해 피고인들이 망인의 자진 월북 가능성을 추단한 것에는 합리성과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또한 재판부는 해경의 발표가 '사실의 적시'라기보다는 당시 확보된 자료를 바탕으로 내린 '의견 제시 및 평가'에 가깝다고 규정했다. 재판부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평가가 다소 성급했다거나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상황을 과장했다고 비판할 수는 있을지언정, 공공의 신용을 해할 정도로 진실에 반하는 허위 내용을 작성·배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는 국가기관의 발표라는 특성 때문에 국민에게 강한 신뢰를 준다고 하더라도, 의견이나 평가를 제시했다는 본질적인 성격이 사실의 적시로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아울러 김 전 청장이 유족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4개 기관의 서류 예측 분석 자료가 없다'는 취지로 허위 통지서를 작성하게 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김 전 청장이 담당 과장에게 이 같은 지시를 내렸거나 관여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기각했다.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해경의 발표 내용이 공공의 신용을 위태롭게 할 정도의 허위라거나 망인 및 유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의 무죄 판단에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며 두 사람에게 무죄를 내렸다.

앞서 1심에서 함께 무죄를 선고받았던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은 검찰이 항소하지 않아 일찌감치 무죄가 확정됐으며, 항소심은 검찰이 서 전 실장과 김 전 청장의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항소해 진행됐다.

재판이 끝난 뒤 서 전 실장은 취재진을 만나 "1심 재판부도 그렇고 2심 재판부도 당시 우리의 판단에 상당성과 합리성을 인정했다. 1심 법원은 평균적인 상식의 시각으로 당시 정부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고 했다"며 재판부에 감사를 보냈다.

이어 서 전 실장은 자신들을 수사하고 기소한 윤석열 정권을 강하게 비판하며 "국가적으로 불행한 사건이다. 안보정책을 법정으로 끌고 가는 것, 안보기관에 종사하는 많은 분들을 감사원과 검찰이 수사하는 것은 결국 많은 후유증을 남긴다"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 정말 억울하게 희생된 망자에 대해서는 명복을 빈다. 유가족에게 위로를 보낸다"고 말했다.

다만 유족 측은 상고할 뜻을 밝혔다.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이씨의 형 이래진 씨는 취재진을 만나 상고하겠다면서 동시에 국제형사재판소, 국제해사기구에도 제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한 재판부가 법을 왜곡했다며 향후 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도 청구하겠다고 예고했다.

아울러 이재명 대통령이 그간 해당 사건과 관련해 발언한 것은 사법부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 대통령도 고발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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