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은 국민의힘이 불참하면서 '반쪽'으로 진행됐다.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마무리되면서 국민의힘의 협조가 기대됐으나, 내란특검이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국민의힘은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 대통령은 4일 오전 10시 6분께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들은 회의장 입구에서부터 연단 앞까지 양측으로 도열해 박수로 이 대통령을 환영했다. 이 대통령은 정청래 대표와 가장 먼저 악수를 나눈 뒤 밝은 표정으로 다른 의원들과도 인사를 나누며 연단으로 향했다.
연단에 선 이 대통령은 보이콧 선언으로 비어 있는 국민의힘 의석을 바라본 후 "좀 허전하군요"라며 첫 마디를 꺼냈다. 그러나 연설 말미 "비록 여야 간 입장의 차이는 존재하고 이렇게 안타까운 현실도 드러나지만 국민과 나라를 위하는 진심은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며 협치의 끈을 놓지 않았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약 22분 동안 진행된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 동안 총 33차례 박수를 쏟아내며 화답했다. 이 대통령 퇴장에 맞춰서는 '이재명'을 연호하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국민의힘은 시정연설 직전 진행된 국회의장 등 5부 요인과의 사전환담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사전환담 참석을 위해 국회 로텐더홀에 도착했을 때는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자유민주주의'가 적힌 근조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일부 의원들은 이 대통령 면전에서 "범죄자 왔다", "꺼져라", "재판 받으세요"라며 거칠게 항의했지만,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쪽으로 다가가 미소를 지으며 허리 숙여 인사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는 "웃지 마"라는 반응도 나왔다.
상황을 지켜보던 민주당의 한 의원은 "우리는 저렇게까지 하지 않았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민주당은 야당시절이던 2023년, 사전 환담과 시정연설에는 모두 참석했지만, '침묵 피켓시위'로 항의의 뜻을 표한 바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사전환담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정 대표, 김병기 원내대표와 조희대 대법원장,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등과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외교 성과를 언급하며 "우리 대법원장님을 포함해 헌재, 선관위, 감사원 등 기관장 여러분께서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해 주셔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에 조 대법원장은 짧게 "예, 예"라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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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2025-11-04 16:52:33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정 운영에 힘써주시길 바랍니다. 정부와 여야가 국민을 위한 협치의 마음으로 함께한다면 더 나은 나라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국민통합과 나라 발전을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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