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특검 "김건희 조사, 아직…" '임성근 구명로비' 수사 답보 계속되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사진=연합뉴스]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에 대한 조사 계획을 구체화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로비 창구로 거론된 인물들의 비협조적 태도와 참고인 불출석이 이어지면서 수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3일 정례 브리핑에서 “김건희 여사 조사 여부는 현재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참고인 조사에서 임 전 사단장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과거부터 친분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해 수사 중이다.

이 전 대표가 김 여사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어, 임 전 사단장 구명 과정에서 김 여사 측과 접촉이 있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검은 최근 이 전 대표를 불러 관련 사실을 추궁했으나, 그는 “임 전 사단장과는 일면식도 없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로비 창구로 지목된 김장환 목사와 한기붕 전 극동방송 사장도 참고인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법원이 두 사람을 직접 법정에 불러 진술을 듣는 ‘공판 전 증인신문’ 절차를 검토 중이지만, 실제 출석 여부는 불투명하다.

현재까지 구명 청탁 과정에서 금품이 오간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특검팀은 최근 이 전 대표를 증거인멸 혐의로 입건해 조사했지만, 구명로비 관련 혐의는 추가로 적용하지 않았다. 정 특검보는 “구명로비 의혹과 관련해 입건된 인물은 없다”며 “범죄 혐의가 확인되면 별도 입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 소환 일정을 변호인단과 조율 중이다. 윤 전 대통령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 및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도피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과 범인도피 혐의를 받는다. 정 특검보는 “아직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으나, 직접 출석해 조사받아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구속 기간이 내달 11일까지 연장된 임 전 사단장은 이날 휴대전화 포렌식 선별 절차를 위해 특검에 출석했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달 24일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 및 군형법상 명령위반 혐의로 구속됐으며, 특검은 조만간 그를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정 특검보는 “추가로 확인되는 사실이 있으면 이후 별도 혐의를 추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