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광무는 이차전지 투자자 사이에 잘 알려진 기업이다. 실적이 좋아서는 아니다.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5위까지 올랐던 이차전지 테마주 엔켐 오정강 대표와 밀접하게 엮이면서 관심을 샀다. 오정강 엔켐 대표는 개인회사 아틀라스팔천을 통해 광무를 지배하다 올해 4월 코스닥 상장사 협진에 경영권을 넘겼다. 최대주주 변경 후 6개월, 광무는 시끄럽다. 최근엔 소액주주들이 '새 주인' 협진의 경영에 집단 반발하며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광무, 그리고 협진에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광무의 소액주주연대는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현 이사진 교체와 자사주 취득 등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개최 허가 신청을 냈다. 이때를 전후해 소액주주연대 측은 지분을 모으기 시작해 현재 우호지분을 10.33%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주주 협진(26%)과 여전히 격차가 15%포인트 넘게 벌어져 있지만 결집 속도가 빠르다. 광무 전체 주주 중에서 개인주주 소유분은 63.96%로 향후 소액주주연대 측 지분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소액주주들은 새 주인인 협진이 육가공업 관련 업체로 이차전지와 전혀 무관하다는 점에서 의문을 표한다. 협진은 지난 4월 3일부터 광무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해 지분율을 26%까지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협진은 4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협진 위에 자리한 씨아이테크, 씨앤씨기술, 시원코퍼레이션도 모두 차입과 증자에 의존하는 구조다. 업계에선 "협진 지배구조에 있는 회사들이 모두 빚으로 버티는 상황에서 광무의 경영 안정성은 불확실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소액주주들이 또 문제 삼는 건 협진 측이 사업 정상화와 신사업 비전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는 "협진은 육가공업체에 불과하며 광무 인수 후 신사업 로드맵도 없이 회사 자금으로 파생상품 투자만 한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광무 매출액은 65억2688만원, 영업손실은 47억878만원인 데 비해 영업외 수익을 합산한 당기순이익은 1041억7220만원에 달한다. 특히 금융수익은 1484억8132만원을 기록했다. 금융수익이 늘어난 건 총수익스와프계약(TRS)을 통해 가능했다. 지난해 광무는 엔켐 주식을 활용한 TRS를 통해 1500억원가량 금융수익을 올렸다.
사측은 소액주주연대 측 주장에 반발하며 지난 22일 임시주초 개최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광무 측 관계자는 "과실이 전혀 없는 회사에 소를 제기해 이사진을 바꾸겠다는 의도로밖에 읽히지 않는다"며 "노이즈(잡음)를 일으키기 위한 목적"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회사의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가 난 것은 이차전지 '캐즘(수요 정체)'이 몇 년간 이어졌기 때문이며 차입금 의존도와 부채 비율, 유동 비율을 고려해도 경영 성과가 좋다"며 "기존 주주들도 소액주주연대 쪽에 표를 몰아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장은 광무의 경영권 분쟁 조짐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 22일 소송 공시 이후 광무 주가는 매일 급등락을 반복했다. 일평균 거래량도 한 달 전 50만주가량에서 지난 24일엔 104만주로 급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소액주주 연대가 10%대 지분을 확보하면서 견제에 나선 만큼 향후 법원 판단과 추가 지분 매집 여부가 경영권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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