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英 윈저성 국빈만찬 참석…"진정 내 인생 최고의 영예"

  • 트럼프, 두 차례 국빈 방문 언급하며 "마지막 사례 되길"

  • 찰스3세 "양국의 지속적인 유대 보여주는 특별한 자리"

  • 왕실·정부 인사뿐 아니라 IT기업인들도 대거 참석

윈저성 국빈 만찬에 참석한 찰스 3세 부부와 트럼프 부부 사진AFP연합뉴스
윈저성 국빈 만찬에 참석한 찰스 3세 부부와 트럼프 부부 [사진=AFP·연합뉴스]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17일(현지시간) 저녁 윈저성 세인트 조지 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위한 국빈 만찬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 정상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두 차례 영국 국빈 초청을 받은 인물로, 이번 만찬은 2019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버킹엄궁에서 마련한 자리에 이어 두 번째다.
 
영국 인디펜던트,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찰스 3세는 이날 윈저성 세인트 조지 홀에서 열린 만찬 환영사를 통해 “이 특별하고 중요한 자리는 우리 두 위대한 나라 사이의 지속적인 유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독재가 다시 유럽을 위협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했다. 이어 “우리 두 나라는 중요한 외교적 노력에 협력하고 있으며, 특히 대통령께서는 세계에서 가장 다루기 어려운 몇몇 분쟁의 해법을 찾기 위해 개인적으로 헌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찰스 3세는 또 양국이 지난 5월 무역 합의에 도달한 점을 언급하며 “우리 협력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앞으로 더 큰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설에 농담도 섞어 넣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코틀랜드에 여러 골프장을 소유한 사실을 언급하며 “영국 땅이 훌륭한 골프장을 만들기에 아주 알맞다는 점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1970년대 미혼의 왕세자 시절 미국을 방문했을 때,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의 딸과 자신을 엮으려 했던 언론의 추측을 언급하며 “그 시도의 의도대로 ‘특별한 관계’가 심화됐다면 내가 닉슨 가문의 사위가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농담을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 연설에서 이번 국빈 방문이 “진정으로 내 인생 최고의 영예 중 하나”라며 “나는 오랫동안 국왕과 영국에 큰 존경심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이 두 번째 국빈 방문인데, (외국 정상으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며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다. 사실 저는 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찰스 3세를 두고 “매우, 매우 특별한 분”이라고 칭하며 찬사를 보냈고, 왕세자빈 케이트 미들턴과의 만남에서는 “아름답다”고 말하며 건강을 회복한 모습에 기쁨을 표시했다.
 
또한 미·영 간 ‘특별한 관계’를 언급하면서 “우리는 하나의 화음 속 두 음과 같이, 따로도 아름답지만 함께일 때 더욱 조화를 이룬다”며 “양국 간의 관계와 정체성의 유대는 소중하며 영원하다”고 강조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에게는 반가운 음악과도 같았다고 평가했다.
 
만찬은 화려하고 격식 있게 진행됐다. 찰스 3세와 트럼프 대통령은 연미복 차림이었고, 카밀라 왕비는 파란 드레스를, 멜라니아 여사는 노란 드레스를 입었다. 윌리엄 왕세자 부부와 트럼프 대통령의 딸 티파니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날 만찬에는 스타머 총리,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등 양국 주요 인사와 함께 팀 쿡 애플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CEO 등 기업인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만찬장에는 47.3m 길이의 대형 테이블 위에 139개의 촛불과 꽃장식이 놓였고, 1452점의 식기류가 세팅됐다. 직원 100여 명이 160명의 손님에게 음식을 서빙했다.
 
메뉴에는 햄프셔 지방 물냉이로 만든 판나코타, 노퍽 지방 닭고기 요리, 영국 자두를 곁들인 아이스크림이 올랐다. 주류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친이 태어난 1912년산 헤네시 코냑과 1945년 빈티지 포트 와인이 제공됐다. 음악은 영국 대표 첩보 영화 ‘007’ 시리즈 주제곡을 비롯해 팝·록 음악으로 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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