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영국 국빈 방문을 둘러싸고 영국에서 항의 시위와 조롱이 잇따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AFP통신과 가디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밤 런던 근교 윈저성 외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는 사진과 영상이 수분간 상영됐다.
영상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3년 미국 조지아주에서 기소됐을 당시 촬영된 머그샷(수용자 사진), 성범죄 혐의로 수감 중 사망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사진, 두 사람의 관계를 다룬 언론 헤드라인 등이 담겼다.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이 영상은 영국에서 정치인 풍자와 조롱으로 잘 알려진 단체 '당키스(Donkeys·당나귀들)'의 기획이었다. 현지 경찰은 즉시 상영을 중단시키고 관련자 4명을 체포했다. 윈저성 관할인 템즈밸리 경찰청은 "윈저성 주변의 허가되지 않은 행위들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영상 재상을 신속히 차단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에 도착하기 전에도 수십 명의 시민이 윈저성 앞에서 '악랄한 파시스트', '거짓말쟁이', '차 마시러 온 독재자'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국빈 방문에 반대 시위를 벌였다.
영국 매체 더스탠다드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도널드 트럼프의 전례 없는 두 번째 영국 국빈 방문에 항의하기 위해 런던 거리로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이번 국빈 방문을 앞두고 가디언지 기고를 통해 "트럼프식 공포와 분열의 정치를 거부한다"며 "런던 시민들이 자유와 포용의 정신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이번 방문 기간 런던에 머물지 않는다. 17일에는 찰스 3세 국왕 내외의 초청으로 윈저성에 머물고, 18일에는 총리 별장인 체커스로 이동해 키어 스타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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