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4원 오른 1381.6원에서 출발해 보합권인 1380원 초반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달러는 약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06% 떨어진 98.023을 기록했다.
간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 새 이사에 스티븐 미런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을 지명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이다. 금리 인하는 달러 약세 요인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이날 연준이 9월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93.1%로 전망했다.
미란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책사로 수년간 연준의 정책 운영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인 인물이자 '마러라고 합의'(Mar-a-Lago Accord)의 설계자다. 마러라고 합의는 미국 무역적자의 원인을 강달러로 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환율을 조정해 약달러를 유도하는 정책을 골자로 한다.
미란 임명으로 제롬 파월 의장의 후임으로 크리스토퍼 월러 현 연준 이사가 유력한 후보라는 소식이 시장 안팎에 퍼지며 금리 인하 기대감을 더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금리 인하 요구에도 금리 동결을 이어온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사퇴를 지속해서 압박하고 있다. 파월 의장의 의장직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트럼프 대통령 1기 때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과 함께 연준 이사로 지명된 월러 이사는 지난달 30일 금리를 5연속 동결했을 때 다수 의견에 반대해 금리 인하 의견을 낸 인물이다.
월러 이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다음 날 성명에서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노동시장이 악화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금리 인하에 나서선 안 된다"며 "관망하며 기다리는 접근법은 지나치게 신중한 것"이라고 인하 필요성을 역설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현재의 경제 데이터보다 전망에 기반해 정책을 추진하려는 월러 이사의 의지와 연준 시스템 전반에 대한 그의 깊은 지식에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트럼프 측근 연준 이사 지명이 촉발한 달러 약세에 하락이 예상된다"며 "다만 수입업체 결제, 해외투자 환전 등 달러 실수요는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다음 주 미국 소비자물가(CPI) 발표에서 물가 상승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이런 추세가 지속될 여지가 크다"며 "게다가 불안 요소로 작용했던 미국의 러시아 제재 위험도 양국 정상회담으로 귀결되며 위험선호 심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시각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38.03원을 나타냈다.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보다 0.89원 내렸다. 엔·달러 환율은 0.01% 내린 147.087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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